나는 흥이 넘치고 역동적인 것을 좋아해서 사진을 찍을 때도 정적인 포즈를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아이들과 평상시 집에서나 놀러를 갔을 때도 사진 찍을 때 역동적인 포즈를 많이 취하는 편이다. 처음에는 아이들도 주변의 시선을 의식해 포즈 취하는 것을 부끄러워했지만 몇 번 해보고 나니 그런 사진이 더 예쁘다는 것을 아는지 자신들도 역동적인 포즈를 취하기 시작했다. 솔직히 사람들이 다 쳐다보는 것이 부끄럽긴 해도 그 느낌은 그 순간뿐이고 우리에게 남는 것은 즐거운 추억이라는 생각에 그런 용기가 날 수 있는 것 같다. 그리고 한 번씩 아이들과 사진을 찍을 때 지나가던 다른 가족들이 자신의 아이들 보고 "너희들도 저렇게 찍어봐!!"라는 말을 들을 때면 은근 기분이 좋기도 하다. 그런데 다른 아이들은 그렇게 쉽게 따라 할 수는 없다. 평소에 해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모든 부모들이 아이들의 예쁜 추억을 담고 싶은 마음이 있겠지만 처음부터 습관을 들이지 않으면 그런 사진을 찍는 것은 힘들다.
또 한 번은 초등학교 5학년일 때 우리 딸아이와 딸아이 친구를 데리고 집 근처 박물관에 간 적이 있는데 함께 사진을 찍어줄 때 포즈를 취하라고 하니 딸아이는 아주 자연스럽게 역동적인 포즈를 취하고 딸아이 친구는 그렇게 해보라고 해도 그냥 손가락 브이만 올리는 정도로 사진을 찍은 경우가 있었다. 부끄러움에 섣불리 그런 행동을 하지 못하는 것이다. 아이와 좋은 추억을 남기고 싶다면 부모가 먼저 부끄러움을 무릅쓰면 아이는 자연스레 부모와 함께 포즈를 취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