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학교 1학년 초 등교 버스를 기다리고 있을 때의 일이다. 아버지는 공군 상사로 복무 중이었고 우리 가족은 부대 내 아파트 단지에 살고 있었다. 학교는 부대 밖에 있었기 때문에 친구들과 나는 부대에서 운영하는 순환버스를 타고 등, 하교를 해야 했다. 그날도 나는 버스를 기다리며 친구들과 장난을 치고 있었다. 그때 멀리서 버스가 오는 것이 보였고 승강장 건너편에 있던 나는 버스를 놓칠까 싶어 승강장 쪽으로 다급히 뛰어갔다. 순간 쾅하는 소리와 함께 내 몸이 공중에 붕 떠오르더니 몇 미터 앞쪽으로 날아가는 것이 느껴졌다. 그렇다. 버스만 바라보고 뛰다가 버스 앞에 달려오고 있던 다른 차를 보지 못했던 것이다. 몇 미터 날아가 떨어졌지만 내 몸은 생각보다 멀쩡한 것 같았다. 첨으로 당해본 사고가 너무 무서워서 아픈 것을 느낄 수 없었는지도 모른다. 그 차량의 운전자도 놀랬는지 급히 뛰어와 내가 괜찮은지 확인했다. 나는 머리와 얼굴에 피를 흘리고 있었지만 그 상황이 너무 무서워 울면서 학교를 가야 한다며 다시 버스를 타려 했다고 한다. 운전자가 나를 데리고 병원으로 가려고 했지만 내가 계속 학교를 가야 한다며 떼를 썼다고 한다. 결국 나는 병원으로 옮겨졌고 머리와 귀 뒷부분을 몇 바늘 꿰맸다. 다행히 다른 부분은 이상이 없었다고 한다. 부모님도 사고 소식을 듣고 엄청 놀라 병원으로 급히 달려왔지만 생각보다 멀쩡한 나의 상태를 보곤 안도의 한숨을 쉬셨다고 한다. 하지만, 사고라는 것이 하루 괜찮다고 안심할 수 없기 때문에 며칠을 걱정으로 보내셨다고 한다. 지금도 그 날의 상처가 훈장처럼 남아있다. 사고는 정말 한순간에 다가오는 것 같다. 그때의 일이 교훈이 되었는지 그 후론 늘 길을 건널 때는 차량이 오는지 살펴보는 습관이 생겼다. 모든 일에는 교훈이 있다고 한다. 안 좋은 일이 생긴다면 꼭 그것이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거다. 그 안에서 배울 점을 찾아 이후의 삶에 반영한다면 굳이 좋은 일이 생기지 않더라도 더 이상의 액운은 막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