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배달 이면에 도사린 위험

by 오박사

야간근무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니 아직 가족들은 한밤중이다. 토요일 야간근무는 다른 날보다 신고가 많아 날밤을 새는 경우가 많다. 하필 어제가 그런 날이었다. 대충 씻고 바로 이불속으로 다이빙을 하니 세상 그렇게 좋을 수가 없다. 하지만, 아무리 피곤해도 낮에 잠을 잘 못 자는 편이라서 오후 3시경 되니 더 이상 잠이 오지 않아 몸을 일으켰다. 거울을 보니 눈이 벌겋게 충혈되고 머리가 헝클어진 것이 꼭 좀비 같았다. 몸이 찌뿌둥한 것 같아 좀 걷고 와서 씻어야겠다 싶어 운동복을 입고 밖으로 나섰다.

요즘 길거리를 돌아다니다 보면 1분도 안돼서 몇 번씩이나 보이는 것이 있다. 바로 배달 오토바이들이다. 우리 민족이 드디어 진정한 배달의 민족이 된 것 같다. 코로나로 인한 스트레스를 집에서 풀 수 있는 것 중 하나가 음식이다. 제시간에 따뜻한 음식을 먹는 것은 생각 만해도 행복하다. 그들은 우리에게 행복을 배달해 준다. 하지만, 행복을 배달하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는 이들이 있다. 안전모를 쓰지 않은 채 차량 사이로 아슬아슬한 곡예운전을 하고, 신호위반과 역주행까지 일삼는다. 운동하러 나온 그 와중에도 안전모를 쓰지 않고 속도를 높여 차들 사이로 곡예주행을 하는 오토바이를 몇 대나 목격했다. 마치 자신들이 무법자나 된 듯, 오토바이를 좌우로 흔들기도 하고 개조한 배기통의 소음을 거리 곳곳에 뿌리고 다닌다.

오토바이 사고는 대부분 대형사고로 이어진다. 특히 안전모를 쓰지 않으면 사망할 확률은 4배 이상이나 올라간다고 한다. 안전모를 쓰지 않은 이들을 볼 때마다 계속 떠올리는 생각이 있다. ‘앞으로 배달원이 안전모를 쓰지 않는다면 이 집엔 음식을 시키지 않겠습니다.’라는 후기를 써볼까 하는 생각이다. ‘음식을 시키는 사람들이 대부분 이런 후기를 쓴다면 그들도 안전모를 쓰게 되지 않을까?’ 이건 순전히 그들의 안전을 생각해서 하는 말이다. 아마 그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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