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후반부터 주식투자를 하기 시작했다. 나의 주식 인생은 투자라기 보단 투기에 가까웠다. 펀드로 돈을 벌거나 주식으로 돈을 버는 사람들을 보니 부러웠고 소액으로 한 번 재미삼아 해보자는 맘으로 시작했다. 솔직히 소액으로 주식을 하게 되면 큰 재미가 없다. 옆에선 몇 백을 벌었니 마니 하는데 나는 고작 몇 만원이 왔다 갔다 하는 것을 보니 조급증이 생겼다. 그땐 돈을 버는 이들만 눈에 들어왔고 돈을 잃는 사람이 수도 없이 많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그렇게 투자금은 조금씩 커져갔다.
문제는 그 다음부터다. 욕심이 커지자 대출에 눈이 가게 되었다. 대출 이자를 수익으로 갚으면 되겠다 싶었고 돈을 더 벌 수 있다는 마음에 악마의 손을 잡아버렸다. 첨엔 조심스럽게 접근했다. 일천 만원을 대출해서 기아차를 사서 1년 묵혀두려고 했다. 당시 용돈이 생기거든 현대차, 기아차 주식을 한주씩 사라는 말들이 떠돌았기 때문이다. 기아차의 가격은 6,000원대였고 일천 만원치 구매했다. 3일 후 나는 주식 인생에서 가장 후회되는 선택을 해버렸다. 던져놓고 보지 않는다고 해놓고 매일 주식 창을 들여다봤다. 3일 동안 기아차는 꼼짝도 하지 않았고 바이오주 하나가 연일 상한가를 치고 있었다. 그때 나의 욕심이 꿈틀거렸고 1년을 기다리는 것보단 당장 수익을 볼 수 있을 것 같은 마음에 인생 최대의 실수를 저질러 버렸다. 기아차를 모두 팔고 바이오 주를 사버린 것이다. 내가 산 바이오 주는 그날부터 연일 내리박기 시작했다. 손절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본전 생각에 팔지도 못하고 들고 있다가 3일 만에 일천 만원은 칠백 만원으로 줄어들었다. 너무 무서웠다. 결국 칠백 만원 밑으로 떨어질 때 눈물을 머금고 손절했다. 그 후로도 나의 일천 만원은 연속 투자 실패로 점점 줄어들었고 일백만원정도 남고 말았다. 나를 더 절망적으로 만든 것은 내가 기아차를 판 그날부터 기아차 주식은 올라가기 시작했고 불과 일 년 만에 10배가 뛰었다. 스스로를 자책하며 계속 후회의 나날을 보냈다. 하지만, 여전히 본전 생각에 주식을 멈출 수가 없었다. 계속 돈을 꼴아 박으면서도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도박의 가장 무서운 점이 바로 본전 생각에 멈추지 못하는 점인데 주식도 마찬가지였다. 나는 그 후로도 몇 년 동안 계속 잃는 투자를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