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에 간 딸아이가 첫 시험을 쳤을 때였다. 딸아이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아빠 나 수학시험 40점 받았어”, 순간 점수가 너무 귀여웠다. 딸아이는 엄마에게 혼날 것이 두려워 나에게 전화를 한 것이었다. 나는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말한 후 딸아이에게 말했다. “아빤 니 점수가 마음에 든다.”, “처음부터 90점이 넘었더라면 넌 그 점수를 유지하기 위해 힘들었을 거야. 그런데 40점은 앞으로 니 노력에 따라 올라갈 수 있는 점수잖아”, “그리고 점수가 올라갈수록 넌 자신감을 얻을 거야”, “노력하면 되는 것도 알게 될 거고”, “그러니 걱정하지 마, 엄마에겐 아빠가 잘 얘기해줄게”라고 안심시켰다. 그 이후로 딸아이의 수학 점수는 조금씩 올랐고 아직까지도 수학을 어려워 하지만 점수는 계속 올라가는 중이다. 만약 내가 딸아이에게 점수가 그게 뭐냐고 혼냈더라면 지금 딸아이는 어떻게 되었을까? 다음에 혼나지 않으려고 노력했을까? 아니면 수포자가 되어 혼나던 말던 신경 쓰지 않고 있을까? 난 후자라고 생각한다. 난 우리 세대가 겪어왔던 길을 아이들에게 그대로 겪게 하고 싶지 않다. 공부에도 때가 있다는 말을 난 믿는다. 내가 그랬고 내 친구들이 그랬으니까. 누가 시켜서 하는 공부는 빨리 지칠 수밖에 없다. 스스로 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을 때 공부가 재미있고 노력에 따른 보상의 의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지금 중학교 3학년인 딸아이는 스스로 공부해야 할 이유를 찾았고 성적이 점점 올라가고 있으며 본인의 노력에 따른 대가에 재미를 느끼고 있다. 바보 같은 아빠는 오히려 공부하지 말고 하고 싶은 걸 찾아 하라고 말한다. 대신 “네가 하고 싶은 것에 공부가 필요하면 그건 열심히 해야 한다”라고 말한다. 그게 내가 생각하는 공부이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