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는 이유 중 하나는 변하고 싶어서다. 뭔가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 돌파구를 찾고 싶을 때도 책을 읽는다. ‘책 속에서 길을 찾았다’하고 책으로 인해 인생이 바뀌었다 하는데 나는 도무지 알 수가 없다. 많은 책을 읽었다 생각했는데 여전히 내 머릿속엔 남는 것도 없고 내 인생은 그대로인 듯하다. 최근 마음이 아픈 일이 있었는데 책으로 인해 효과를 보긴 했다. 나처럼 아팠던 이들이 아픔을 어떻게 극복해 나가는지를 보고 동질감과 위안을 얻었다. 고전을 보래서 읽어봤지만 뭘 찾아야 하는지 모르겠다.
그런데 뜻하지 않게 책에서 묘한 느낌을 얻게 된 계기가 있다. 코로나 확진으로 격리 중 할 일이 없어 주야장천 책만 읽었다. 문득 떠오르는 생각. ‘책에서 뭔갈 얻으려고 하니까 안 되는 거였구나’, 어느새 책 속의 주인공과 그의 주변에 동화되어 있는 내 모습을 보며 깨달았다. 책은 머리로 깨달으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일상과 내 일상이 동화되며 느껴지는 느낌 같은 느낌이구나. 나도 모르게 내 맘에 그 느낌이 새겨져 내가 살아가는데 툭 튀어나와 잘 살 수 있도록 해 주는 거구나. 그걸 깨닫고 나니 조금은 아주 조금은 책에 대해 알 것 같았다. 굳이 애쓰지 않아도 책은 나에게 함께 살아가는 법을 알려주고 있었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