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종민 Jun 06. 2023

너무 달콤한 유혹 고액알바 사기

알바모집     

채권추심 대행 업체로서, 고객들에게 찾아가 직접 현금만 받아오시면 됩니다. 

남녀노소 무관, 설명만 들으면 쉽게 하실 수 있는 고수익 알바     

급여 : 고정급여 월 100만원 + 추심 건당 30~50만원 + 교통비 지급

연령 : 무관

근무시간 : 오전 9시 ~ 오후 9시 중 원하시는 시간

근무지역 : 거주지 인근지역으로 지정

문의 : 010-xxxx-xxxx     


한 구인·구직 사이트에 올라온 광고내용이다. 어떤가? 구미가 확 당기지 않는가? 

추심 건당 금액도 엄청나고 근무지역, 근무시간, 연령대도 매력적이다. 게다가 초보자도 쉽게 할 수 있다고 하지 않는가? 나라도 당장 연락하고 싶을 지경이다. 하지만, 여러분은 이 광고가 어떤 광고인지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왜 사람들은 이런 광고를 보고도 의심하지 못하고 연락을 할까?      


첫 번째로 경제가 점점 어려워져 취업이 힘들어진 이들에게 위와 같은 광고는 단비와 같은 소식이기 때문이다. 설령 의심한다 쳐도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유혹을 떨치기 힘들 것이다. 특히 청년들이 정규직 취업 문턱이 높다보니 비정규직 중 고수익을 얻을 수 있는 일에 빠지기 쉬워 실제로 2021년 보이스피싱 피의자중 2030세대가 60% 가량이나 됐다고 한다.(금융감독원 제공)     

두 번째로 혹시나 싶어 위 번호로 문의라도 하게 되면 저들은 여러 가지 미끼를 던져 사람들을 낚으려 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자신들이 먼저 보이스피싱을 언급하여 자신들은 보이스피싱이 아니라고 말하며 의심되면 하지 않아도 된다고 배짱을 부린다. 또한, 사업자등록증 등을 보여주며 근로 계약서까지 작성 하는 등 진짜 사업체처럼 행세한다. 이러한 수법들로 인해 많은 이들이 보이스피싱에 가담하게 되는 것이다.      

화려하고 예쁜 무당벌레일수록 독이 더 많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누구나 쉽게 큰돈을 벌고 싶은 마음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돈이 독이 된다는 것을 아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유혹에 넘어가지 않는다. 그럼 유혹에 넘어간 이들은 어떤 일을 당하게 될까?      


“보이스피싱인지 몰랐어요”, “단순 아르바이트인 줄 알았어요” 보이스피싱 현금 전달책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검거된 이들 대부분이 하는 말이다. 이들은 보이스피싱 범행에 가담할 의사가 없었다고 변명하지만, 법원에서 받아들여지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보이스피싱을 엄벌에 처하려는 법원의 방침 때문이다.      

2023년 들어 보이스피싱 현금 수거책들이 실형을 받는 일이 증가하고 있다. 대전지법 형사항소 3부에서 전지법 형사항소 3부는 금융기관 직원 행세를 하며 피해자에게 천만 원을 받아내는 등 일당 15만 원을 받고 보이스피싱단 현금 수거책 역할을 한 혐의로 기소된 20대의 항소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3년을 선고했고, 또 다른 또 다른 20대도 2심에서 사기죄가 인정돼 징역 2년 4개월로 형량이 가중됐다.      

보이스피싱 현금수거책은 보통 형법상 사기방조죄로 처벌된다. 사기방조죄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만약, 보이스피싱에 적극 가담했다고 판단할 때는 사기죄로 죄목이 변경되고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지는데 앞선 이들은 사기죄로 인정되어 형량이 높아진 것이다. 또한 보이스피싱은 일반 사기보다는 조직적 사기로 인정되어 일반 사기보다 더욱 높은 형량을 받게 된다. 쉽고 편하게 돈을 벌려고 했다가 결국 자신의 인생을 망치게 되는 것이다.      


고액알바의 일환으로 돈을 받고 카드를 발급해주거나, 통장을 대여해 주는 경우도 있는데 이와 같은 경우도 각각 여신전문금융업법 위반(카드대여 등) 1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 벌금, 전자금융거래법 위반(통장 대여) 5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 벌금 등의 무거운 처벌을 받게 된다.      


그럼 이런 고수익 알바 사기에 당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몇 가지를 살펴봐야 한다. 

- 하는 일에 비해 보수가 생각보다 높다.

- 주부, 학생 등 초보도 가능하다고 말한다.

- 카톡, 텔레그램 등으로 비대면 면접을 하며 근로계약서 등을 sns로 작성하게 한다. 

- ‘당일 지급, 일당 알바, 단순 서비스업무(250만원 이상)’등을 강조하며 고수익 알바’, ‘부업 알바’ 형식의 제목을 달고 있다.

- 단순 채권 추심업무라고 하며 누군가를 만나 돈을 받아오라고 한다. 

- 상대방에게 금융회사 직원이라고 말하도록 시킨다.

- 이력서를 쓰라고 하면서 특정 링크를 보내 다운받도록 시킨다. 

- 현금을 현금지급기로 나눠서 전송하도록 시킨다. 

- sns로 신분증, 가족관계 증명서 등 개인정보가 담긴 자료를 요구한다.      

 

위와 같은 것들을 시키거나 ‘이렇게 쉽게 돈을 벌어도 되는 건가?’ 싶은 마음이 든다면 반드시 보이스피싱 등 알바가 아닌지 의심해 봐야 한다. 그것이 다른 피해자를 막는 방법이며 나의 인생이 잘못된 길로 가지 않도록 막을 수 있는 방법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좀비보다 무서운 '좀비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