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종민 Jul 20. 2023

인공지능(AI) 보이스피싱

모르는 것을 물으면 척척 대답해주는 녀석이 있다. 바로 챗GPT 이야기다. 이젠 검색을 넘어 물어보면 인공지능이 알아서 대답해주는 시대가 왔다. 그만큼 세상은 더 빠르게 변하고 편해지고 있다. 로봇이 서빙하는 것은 이제 전혀 신기한 일이 아니다. 하지만, 편리한 세상의 이면에 어두움 또한 도사리고 있다. 스마트폰을 활용한 각종 사이버범죄가 그 어둠의 일면이다.      

피싱 범죄도 시대에 맞춰 점점 진화하고 있다. 메신저를 이용한 피싱, 악성 어플을 이용한 피싱, 비대면 은행 사이트를 이용한 대출까지 편해지면 편해질수록 피싱 또한 그 허점을 파고들고 있다. 심지어 이번엔 인공지능을 이용한 피싱 범죄가 등장했다. 이 수법은 누구나 당할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치가 떨린다.      

지인의 실제 사례를 들어 설명하려 한다. 최근 이 지인은 미국에 있는 친척의 집에 방문해 열흘간을 머물렀다. 지인에게는 고등학생 딸이 있다. 미국 방문 중에 있었던 일이다. 자녀 번호로 전화가 걸려왔다. 전화를 받아보니 자신의 자녀가 울먹이며 이렇게 말하는 것이다.

“아빠, 친구가 돈을 빌렸는데 내가 보증을 섰어”, “어떤 아저씨가 찾아와서 친구 대신 돈을 갚으라고 해” 그러자 지인이 울지 말고 차근히 이야기해 보라고 말하며 어디냐고 물었다. 그에 딸은 “어떤 건물 지하실인데 어딘지는 모르겠어. 나 너무 무서워!” 하며 울더라는 것이다.

순간 지인은 가슴이 철렁 내려 앉으며 그 아저씨를 바꿔달라고 했다. 그러자 어떤 남성이 전화를 받았고 빌린 돈에 이자까지 갚으라고 말했다. 돈을 갚지 않으면 아이에게 해꼬지를 하겠다는 협박을 했다. 지인은 총 금액이 얼마고, 어디로 보내야 하는 등 여러 가지 질문을 했고 그러던 중 상대는 전화를 끊었다. 통화가 길어지면 안되는 이유라도 있는 듯 했다. 이에 지인은 피싱인 것 같다는 생각을 했지만 자녀의 전화번호와 실제 자녀의 목소리를 들었기에 피싱을 확신할 수 없었다. 이에 서둘러 한국에 있는 아내에게 전화를 했고. 아내를 통해 아이가 무사한 것을 알게 되었다.      


이 지인은 그 순간 너무 무섭고 두려워서 생각이 마비되는 것 같았다고 했다. 그 이야기를 듣고 이건 당하지 않을 사람이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슷한 사례가 있는지 검색해 보니 아직은 미국, 영국, 중국 등에서만 이루어지고 있었다. 하지만, 한국에 들어오는 것도 시간문제가 아닐까 싶어 급하게 사람들에게 알려야 한다는 생각을 해 이렇게 글을 쓰고 있다. 지인의 휴대폰은 아마 악성코드에 감염돼 해킹되었고 로밍을 통해 딸과 통화를 몇 번 했을 때 딸의 전화번호와 목소리가 노출된 듯하다. 여기서 무서운 점은 AI를 통해 아이의 목소리로 변조되어 통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아이가 아니더라도 이렇게 그 사람의 전화번호와 목소리라면 속지 않을 사람이 누가 있을까? 내가 납치되었다고 내 목소리를 들려주며 우리 부모님께 전화를 걸어도 부모님이 속지 않을 도리가 있을까?  

    

세상은 갈수록 무서워지고 있는 듯 하다. 그럼 우리가 이러한 피싱에 당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 이야기를 들은 또 다른 지인은 그럴 경우를 대비해 자신의 가족들은 암호를 정해 놓는다고 한다. 납치 관련 전화를 받으면 자신들만 아는 암호를 대고 상대가 진짜 가족인지 아닌지를 판단한다는 것이다. 꽤 괜찮은 방법인 것 같다. 굳이 이런 암호를 만들어야 한다는 사실이 안타깝기는 하지만, 유비무환이라고 하지 않은가!      


그리고 우리가 하나 더 알아야 할 사실은 자녀 등 가족 납치의 경우 바로 신고를 하는 경우 생존 확률이 90%이상으로 높다는 사실이다. 우리는 영화나 드라마를 보고 가족이 납치당해 해를 입는 경우를 접해왔다. 그 두려움에 상대방에게 이끌려 가는 것이다. 그러니 이런 전화를 받으면 재빨리 신고를 하는 것이 피싱이든 아니든 내 가족을 살리는 길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궁금증에 클릭한 메일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