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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용현 Dec 03. 2020

밥 핑계

호감 있는 사람 앞에

말 끝을 빙빙 돌려 결국 꺼낸 말이

"우리 밥 한번 먹을래요."


우리가 만날 때

언제 밥 한번 먹자는 말은

친해지고 싶은 의도가 담겨 있는 문장이다.


밥을 인질로 핑계 삼아

당신을 집 밖으로 끌어내려는 전략과

혼자서 몰래 쌓아왔던 설렘을

조금씩 꺼내놓고 싶은

사심이 묻어 있는 작전인 것이다.


낯선 사람과 마주 앉아

그 흔한 밥을 밀어 넣는 일이

좀처럼 쉽지 않다는 걸 알면서도


사람과 가까워지고 싶어

뻔한 밥을 핑계 삼는다.


밥은 그래도 따뜻하여

왠지 사람과 사람을 연결시켜주리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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