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감 있는 사람 앞에
말 끝을 빙빙 돌려 결국 꺼낸 말이
"우리 밥 한번 먹을래요."
우리가 만날 때
언제 밥 한번 먹자는 말은
친해지고 싶은 의도가 담겨 있는 문장이다.
밥을 인질로 핑계 삼아
당신을 집 밖으로 끌어내려는 전략과
혼자서 몰래 쌓아왔던 설렘을
조금씩 꺼내놓고 싶은
사심이 묻어 있는 작전인 것이다.
낯선 사람과 마주 앉아
그 흔한 밥을 밀어 넣는 일이
좀처럼 쉽지 않다는 걸 알면서도
사람과 가까워지고 싶어
뻔한 밥을 핑계 삼는다.
밥은 그래도 따뜻하여
왠지 사람과 사람을 연결시켜주리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