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용현 Mar 17. 2021

밝히지 않은 서문

나는 왜 이토록 너에게 약한가

#밝히지않은서문
이번 책에는 주저리주저리 서문을 내지 않았다. 긴 말을 쓰고 싶지 않았다. 아니 쓰지 못했다. 많이 부끄러웠다.

당신이라 칭하는 모든 글에는 내가 잘못한 당신도 있고, 나를 울린 당신도 있고 아직 만나지 못한 당신도 있어서 내 삶의 모든 당신들이 살아 숨 쉰다.

그래서 어떤 글은 아프고 어떤 글은 따뜻하다. 긴 문장도 아니지만 몇 번이나 쓰다 지우길 반복하며 진심이 묻어나지 않는 글들은 종종 버렸다.
끝내 담기지 못한 문장들은 인연이 되지 않은 사람처럼 쓸쓸한 날을 견딘다.

과거를 회상하는 동안 나는 오랫동안 약자였다.
당신이 갑이기도 했지만, 나라는 사람이 상처 준 일을 생각할 때도 미안해서 을이었고 약자였다. 사랑과 이별처럼 감사와 미안함이 공존한다.

어쩌다 책이 나오고 나니 그동안 어찌 한 문장씩 글을 맺었나 싶다.
조금은 부끄럽게 후련하고 뿌듯하다. 그리고 미안하다.



교보문고바로가기

예스24바로가기

쿠팡바로가기

작가의 이전글 박준과 허지웅을 읽으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