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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용현 Mar 19. 2021

People are strange

낯선 사람의 낯선 사람

어제 근 오랜만의 모임에서 책과 음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생겼다. 당신은 요즘 어떤 책과 음악을 듣습니까 라는 질문이었다.
내 앞에 있던 사람은 머쓱한 태도로 세속스럽고 부끄럽지만 주식 관련 책을 읽고 있습니다. 제목이 너무 유치해서 제목은 밝히지 않겠습니다만.  
그 대답에 이어 나는 요즘 허지웅과 박준 시인을 읽고 있습니다라고 대답했다. 노래는 과거의 노래를 듣고 10년 가까이 다 된 문학 팟캐스트를 듣고 있는데 사람들이 나누는 과거의 이야기가 지금도 공감이 되어서 좋다고 했다.

사람들은 트렌드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 맛집도 찾아 나서고 주식 공부도 하고 한다는데 나는 되려 이명박 시절 촛불집회에 나갔다가 맞는 허지웅 글에 빠지고, 가난한 아버지를 미화한 박준을 읽고 있으니 나는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혼자 여행을 하고 있는 사람처럼 느껴졌다.
글에서는 미쳤지만 버젓이 멀쩡한 삶을 살았던 이상을 동경하고. 모든 열정을 불태워 살다 간 전혜린이나 추천하는 내 근황.

진보하지 못하고 내 세계가 멈춰있는 건 아닌지 새삼 경계하게 된다.

이렇듯 책 이야기를 하거나 음악 이야기를 할 때 사람의 입에서 나오는 말을 듣고 있다 보면 그 사람이 지나온 시간이 보인다.

같은 시간을 두고 어떻게 저 정도의 깊이와 경험을 가지고 있는 것인지. 무엇이든 박식하고 두루두루 잘 아는 사람은 질투 나고 부럽다.

한 사람이 보내는 시간은 그 사람의 성격을 묘사하고 그 사람이 지닌 삶의 태도를 설명하며 앞으로 그 사람이 살고자 하는 방향을 암시한다. 그래서 당신은 지금 어떤 시간을 살고 있을까. 사뭇 궁금해진다. 이 다음에 어떤 사람이 되어 있을까, 까지.

낯선 세계에 부딪치며 또 다른 내일을 살아야 하는데 과연 내일은 힘들까 혹 힘들지 않을까.

70세 할머니에게 인생을 물었더니 자신도 70세가 처음이라 처음은 다 힘들다고 했다는 말을 기억한다.
그래, 뭐 낯선 일이 쉽다는 건 말이 안되지.

삶에서 낯선 일들을 받아들이는 태도.
나는 그 태도를 바르게 기르고 싶다.



People are Str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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