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과 허지웅을 읽고 keith jarrett의 over the rainbow를 들으며 살았던 근래의 주는 행복했다. 버티는 삶에 관하여. 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없겠지만의 제목 만큼 이 안에 든 내용들이 꽤 알찼기 때문이다. 이미 뜻대로 되지 않는 삶속에서 힘을 내서 어떻게든 안간힘으로 살고 있는 이야기가 내 현실이고 모두의 삶이기 때문이다.
Keith jarrett의 연주는 또 어떠한가. 연주하는 내내 스스로에 감탄하고 손 끝 하나 하나 혼을 싣고 있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으면 제목처럼 마치, 지금을 넘어선 저너머 어딘가엔 우리가 그리는 파랑새가 있다고 상상되기도 한다.
계획이 이따금 빗나가고, 사람이 내 마음 같지 않으며 인생이 뜻하는 길로 흐르지 않을 때에도 우리늘 계속 앞으로 앞으로 흘러가야 한다. 울어서도, 버티며 살아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지금껏 꽤 잘 살아왔다. 다 깨지 못한 잠에서 일어나 지옥같은 등교를 하고, 자식과 혹은 자신을 위해서 첫 차에 몸을 싣고 출근하는 노동자가 되고, 세상은 덧없다며 가까운 이를 저 먼 곳으로 떠나보내면서도 여전히 우리는 살아가고, 또 살아내고 있는 것이다.
하루를 버티고 내일을 살기 위해서 꾸역꾸역 밥먹고 살다보면 노래의 가사처럼 뭐, 우리가 그리는 희망의 세계에 조금씩 가 닿기도 하겠지.
무지개 너머에 새들이 날아다니는데 그게 왜 내가 될 수 없겠냐고 주문을 걸기도 하면서.
그러니 잘 먹고 잘 자고 잘 지내야 한다. 삶이 내 마음 같지 않더라도 내가 당장 그리는 세계가 눈 앞에 펼쳐지지 않더라도.결코 쉽게 주저앉고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하루하루 근근이 버티고 살아간다는 말이 좀 근사하지 않은가.겨우겨우 아주 조금씩. 아주 서서하게. over the rainb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