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언젠가 돌아가야 하므로.

by 이용현

여행자로 살고 싶었다. 전 세계를 유랑하며 자유를 느끼며 살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 생존, 생존을 위해서였다. 무턱대고 짐을 싸고 어디론가 떠났지만 나는 결국 내가 있던 일터로, 집으로 되돌아와야 했다.

여행으로 경험을 벌었다면
다시 또 다른 경험을 사기 위해서 돈을 벌어야만 했으니까.

이따금 언덕이나 카페나 공항에서 세계를 여행하는 한국 친구들을 마주치기도 했는데 이야기를 섞다 보면 결국 이들도 언젠가는 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우린 그래서 더욱 친절하고 온화한 태도로 서로를 대했는지도 모른다.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사실을 알기에 낯선 이 시간을 더욱이 소중하게 여기며 만나는 사람들에게도 열린 마음으로 관용을 베풀었던 것이겠지.

가끔은 그런 사람들이 보고 싶다.
지구 어느 낯선 땅덩어리에서 우연히 만나 여정을 같이 보내기도 했던 사람들.

우리는 우리가 만났던 곳으로 쉽게 돌아갈 수 없고 또다시 만나는 일이 흔하지 않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들.

사람은 언젠가 헤어진다.
이별뿐만 아니라
여행에서도, 어디론가 흩어진다.

이 사실이 모든 순간을 사랑하고 뜨겁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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