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슬픔은 미리 가불되었다

by 이용현

말레이시아에 갔다가 우연히 결혼식에 초대받아 느닷없이 나는 식장에 있었다. 뭐 이런 일들이 다 있나.

축의금도 없이 원형 테이블에 앉아 박수를 치려는 순간 슬픈 선율이 가득 배인 노래나 흘러나오더니 신랑과 신부는 둘이서 구슬픈 노래만 부른다.


이를테면 이소라의 제발, 김범수의 보고싶다. 박효신의 동경 같은 슬픈 노래들과 비슷한 류다.


한 곡이 끝나게 무섭게 이어지는 슬픈 발라드와 뽕짝의 뒤섞임.


이곳은 결혼식인가, 이별식인가.


노래가 근 몇십 분동안, 이어지고 그들의 문화가 이해되지 않아, 물었고 대답을 들었다.


가장 기쁜 날에 구슬픈 노래들을 실컷 불러서 더이상 앞으로 슬픈 일들이 없길 바라는 마음으로 슬픈 노래를 지겹도록 부르는 거라고.


피식, 웃음이 나며 그럴 듯한 해석에 박수를 보냈다.


감정에 몰입했던 신랑은 슬픈 노래가 끝난 뒤 아이처럼 좋아 신이 난듯 ✌.


흥해라. 당신의 결혼.

당신이 부른 노래들로 인해

앞으로 일어날

슬픔은 이미 가불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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