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며칠은 햇살이 좋아서
테라스에 나가 햇볕을 맞았다.
얼굴 위로 스며드는 온도가 이리도 포근했던가.
여행이 아니라면 내가 언제 햇볕의 온도를 생각이나 해봤을까.
여행은 이따금 현실감을 잊게 만들고
내 가까이에 일어나는 현상을 천천히 보게 만든다.
에스프레소 받침과 잔끼리 부딪치는 소리.
이방인의 낯선 언어와 발음들.
나에게 흘리고 가는 아이들의 미소.
어느 때보다 삶에 대해 관대해지고
말랑말랑해진 마음.
꼭 혼자 떠나온 여행에서 나는 혼자 돌아가지 않고
나를 반기고 스쳐가는 짧은 인연들
두 번 다시는 없을 찰나의 풍광
남은 시간을 더 열심히 살아가야 하는 이유를 데려간다.
혼자 떠나도 나는 혼자로 돌아오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