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일몰을 모으는 사람 같았다

by 이용현

매년 12월 31일. 한 해의 마지막 날이 다가오면 일 년을 정리하기 위해 근 8년간 다른 나라로 떠났다.


나는 일몰을 모으는 사람 같았다.


3시에서 4시 사이 노을이 지는 곳을 찾아가 자리를 펴고는 어둑해지는 5시에서 6시 사이에 노을이 저물기만을 기다리며 기다림을 즐겼다.


먼 곳에서 서서히 기울어져가는 일몰과 나는 한 몸이 되어 바닷속으로 때로는 빌딩 사이로 내가 보낸 일 년을 조용히 집어넣었다.


마지막 노을을 보고 숙소로 돌아오는 길은 언제나 사랑하는 사람을 열렬히 사랑하고 돌아오는 것처럼 애잔함이 남아 있었다.

년을 사랑했기 때문이었다.


몇 계절의 달력을 갈아치우며 나를 위해 수고해준 날들.

부단히 달려온 나에게 박수보내고 오늘도 응원을 보낸다.


희미해지고 저물어가는 것에 자주 마음이 쓰인다. 언제나 사라지기에 소중하기만 한 것들.


나도 당신도 지는 노을을 아주 많이 빼다 닮았다. 오늘도 열심히고 여전히 예쁠 테지.

나와 당신의 이름이 같다면

그 이름은 사랑이 아니고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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