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이른 아침, 눈부시게 반짝이는 햇살과 마주했습니다. 역시나 아침의 햇살은 어딘가 에너지가 있고 힘이 있었습니다. 일몰과 일출의 차이점을 아시나요? 얼마 전 지인들과 대화를 나누다가 둘의 모습은 아주 닮아 있다고 했고 언뜻 보면 구분이 힘들다고 했습니다. 그럼에도 일출보다 일몰을 좋아하는 저로서는 일출과 일몰을 구분할 줄 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일출은 빛이 좀 더 세고 강한 느낌이 있는 반면에 일몰은 연하면서도 주변에 주광색들이 좀 더 번져 있습니다. 일몰이 좀 더 부드러운 느낌이죠." 뜨는 해와 지는 해의 차이점을 논하면서도 무슨 의미가 있겠나만은 하루를 열고 하루를 닫는 햇살을 이야기하는 건 행복이었습니다. 부단히 우리를 일으키고 잠들게 하는 햇살.
일출과 일몰의 차이점은 그렇다 치고 해 지는 바닷가에서 듣고 싶은 노래를 찾았습니다.
조규찬의 '해지는 바닷가에서 스털링과 나는'이라는 곡입니다. 조규찬의 얇고 숨이 찬 목소리와 시적이고 따듯하고 사랑이 가득 담긴 가사로 마음을 행복하게 하는 곡. 바닷가에서 멍을 때리고 오래오래 듣고 싶은 곡.
노래를 계속해서 반복해 듣다가 바다가 아닌 사랑에 빠지고 싶다고 생각했고, 사랑하는 사람과 나란히 앉아 해지는 바닷가에서 이 노래를 같이 들으면 얼마나 좋을까를 생각했습니다.
매년 12월 31일. 그날이 되면 저는 다른 나라의 석양을 보겠다며 8년 넘게 타국에 있었고 해 지는 노을을 바라보며 한 해를 마무리했습니다. 석양이 잘 보이는 빌딩으로, 숲으로. 바다로 다니며 그곳에 홀로 앉아 12.31일 일몰을 감상했던 것입니다.
매 아름답고 고결한 장면 앞에 나를 되돌아보며 좋은 사람이 되어야지. 더 좋은 사람이 돼야지 생각했고. 그 일은 곧 나를 위한 일이자 사랑하는 사람 앞에 좋은 사람이 되고 싶은 욕심이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차가운 바람이 부는 겨울의 끝에서도 사랑을 생각했고, 혼자 떠나왔으면서도 늘 둘을 생각했습니다.
그때마다 다른 노래들이 곁에 있었지만 올해는 이 노래를 데려가지 않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어쩌면 지난 날, 지인들과의 대화에서 일몰과 일출의 차이점을 논하는 것보다 일몰과 일출을 바라보며 듣고 싶은 노래를 서로 나누는 것이 좋았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고마워. 날 이렇게 만나서.
내 삶에 들어와 줘서
서러운 시간이 모두
다 지워지도록 곁에
지금처럼 머물러줘.
넌 내 삶을 지켜주는 내 유일한 꿈.
이제 난 저물겠지만
그 위에 너의 꿈이 피어나.
성공한 삶은 아닐지 몰라도
남은 내 모둘 태울게.
사랑해 모진 내 삶을 또다시
의미 있도록 해줘서.
[중략]
올해도 어김없이 어디론가 떠날 계획을 하고, 일출이 아닌 올해의 마지막 해, 일몰을 바라볼 것입니다.
해 지는 바닷가에서 듣고 싶은 노래. 한 해가 얼마남지 않은 계절을 남겨두고 이 노래를 찾아서 다행입니다.
이 노래를 들으며 나는 사랑하는 사람들을 생각하고 올해 내 삶에 들어와 준 고마운 이들을 기억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