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를테면 시간을 잘 쓰는 사람이 되는 것. 그런 사람이 되고 싶었다. 여행지에서는 유독 시간의 흐름이 잘 보이곤 했다. 눈을 뜨면 몇 시부터 어디로 향해야 하는지. 다음 일정은 몇 시의 기차로 떠나야 하는지. 체크인과 체크아웃을 따지며 하루 속에 흘러가는 시간의 흐름이 명확하게 보였다. 마지막 떠날 비행기를 체크하며 얼마 남지 않은 하루를 꽉 채워 보내기 위해 모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던가.
반대로 일상의 삶으로 복귀하면 여행지에서 그토록 소중했던 시간은 다르게 흘러간다. 여행지에서처럼 시간을 쓰는 사람이 아니라 나만의 정해진 패턴과 좋지 않은 습관으로 늘어져 시간을 흘려보내는 사람이 되곤 한다.
언제까지나 유한한 시간에 무감각 해질 수는 없을 터. 시간에 예민해지기 위해서라도 여행을 떠나야 한다. 누구에게나 똑같이 주어지는 스물네 시간의 하루를 어떻게 쓰고 싶은가. 시간을 잘 쓰는 사람. 시간의 흐름을 읽는 사람이 되고 싶다면 여행을 떠나면 된다. 당신은 시간을 흘려보내는 쪽에 가까운가, 시간을 읽고 쓰는 쪽에 가까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