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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용현 Apr 16. 2024

송크란 축제에서

그러니까 부끄러웠습니다.

누구나 타인의 얼굴에 손을 대는 일이

허락되는 날인데도

내 얼굴에 손을 댄다는 게 싫어서 멀리 했어요.

손가락을 덥석 잡으며 무안함을 주고 말았으니. 알고니 행운을 빌어준다는 의미로 뺑이라는 분가루를 스스럼없이 발라주고 얼굴을 내어주는 것인데 문화를 알지도 못한 채 그들 틈 사이에 껴서 내 얼굴에 묻히면 어떻게 하나 조마조마했던 일이요.


그 행위가 주는 사실을 알고 난 뒤로는 스스럼없이 무장해제하고 스케치북처럼 내 얼굴을 모든 이들의 손에 맡겼어요. 해맑기만 한 친구들의 웃음소리가 새겨졌죠.


문화라는 게 이렇게 무섭습니다.

강남스타일이 나오면 누구나 춤을 추지만 모르면 왜 저렇게 춤을 추고 있는지 딴 세상으로 바라보는 외계인이 되는 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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