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이 없는 잡초는 아직 제 자리를 찾지 못했을 뿐입니다
잡초는 보통 쓸모없는 풀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잡초가 자라지 않는 땅에서는 어떠한 작물도 자라지 못합니다.
잡초는 그만큼 끈질긴 생명력을 갖고 있는 것이죠.
농사를 짓는 입장에서 보면 잡초는 '이로움보다 해로움이 많은 식물'이라고 여깁니다. 농작물의 생장을 방해하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잡초를 '제 자리를 벗어난 식물', '원하지 않는 식물'이라고 생각합니다.
흔히 작물을 재배하는 농사를 '잡초와의 전쟁'이라고 합니다. 그만큼 잡초는 사람을 괴롭히는 불필요한 존재로 생각하는 겁니다.
그러나 잡초는 사람의 도움이 없어도 스스로 살아남기 위해 꽃의 구조를 바꿔 곤충을 불러들이거나, 자화수분을 하거나, 땅속에서 꽃을 만들어 씨앗을 맺는 등 후손을 남기기 위해 온 힘을 쏟고 있습니다.
자연 입장에서 보면 화초나 작물이 오히려 기형식물입니다. 사람의 도움을 받아야만 살아남을 수 있고, 번식을 할 수 있는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반면에 잡초는 스스로 성장합니다. 환경이 변하면 그 종류도 달라지고 제 나름대로 환경에 적응하거나 환경을 개척하여 살아남는 것이죠.
그러나 생각을 바꿔보면 세상에 잡초는 없습니다. 아직 그 쓰임새를 확인하지 못했을 뿐이죠.
벼가 자라는 논에 밀이 나면 밀도 잡초입니다. 보리밭에 벼가 나면 벼도 잡초가 되는 것이죠.
사람이 그 용도를 몰랐다면 산삼도 한낱 잡초에 불과했을 겁니다.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그 사람이 필요한 곳에 있으면 소중한 존재가 되지만 있을 곳이 아닌 곳에 있으면 잡초 취급을 받는 것이죠.
잡초가 자신의 운명에 굴복하지 않고 척박한 곳에서도 끈질기게 살아남듯이, 화초로 태어나지 않았다고 자신을 원망할 필요가 없습니다. 오히려 당신에게 필요한 것은 잡초처럼 사는 법을 배우는 것이 아닐까요?
잡초로 태어났지만 열심히 살아가는 당신을 응원합니다.
당신은 아직 당신이 있어야 할 자리에 가지 못했을 뿐입니다.
잡초에게는 텃밭이 없습니다.
그래서 뽑히고 밟히고 무시받습니다.
잡초는 길러지지 않고 스스로를 기릅니다.
아무런 관심도 받지 못하고,
쉽게 밟히고 쉽게 뽑히기도 하지만 그래도 잡초는 자랍니다.
그 끈질긴 생명의 힘을 보여주기 위해서-
진짜 잡초는 이름없는 풀이 아니라, 저 혼자 살겠다고 주위를 엉망으로 만드는 욕심많은 풀들입니다.
세상의 위대한 이름들은 텃밭이나 편한 자리를 거부하고 스스로를 키운 잡초같은 사람들에 의해 만들어졌습니다. 그 이름들은 바로 예수, 석가, 공자, 마호멧 ...입니다.
그리고 그 마지막 자리에 당신의 이름이 쓰여지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추신:
흙수저라는 환경에 굴하지 않고 살아가는 이 나라의 90% 청년들에게 용기를 드리기 위해 잡초에 대한 시 한 수와 노래 하나를 소개합니다.
잡초는
김종태
춥다 덥다 울지 않는다.
배고프다 목마르다 조르지 않는다.
못생겼다 가난하다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난초를 꿈꾸지 않는다.
벌나비를 바라지 않는다.
태어난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
사는 것을 버거워하지 않는다.
죽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아무도 탓하지 않고,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
주어진 것으로만 억척으로 산다.
버려진 곳 태어난 곳에서 모질게 버틴다.
생명은 누구에게나 소중한 것
살기 위해 먹는 수단은 언제나 신성하다.
뜯기고 먹히는 것은 먹이피라밋의 섭리이고
뽑히고 밟히고 채이는 것은 존재의 숙명
살아 있다는 것은 은혜이고
죽는다는 것은 섭리이다.
잡초는 결코 죽지 않는다.
'잡초의 노래(雑草の歌)'
일본 여가수 신노 미카神野美加
태어나서 지금까지 참아온
이런 눈물을 누가 알아
짓밟히면서도 살아남은
길섶에 돋아난 풀처럼
강한 강한 여자가 되었습니다
피지 않고 지면 안된다고
그런 나에게 매질을 하며
괴로운 인생을 살아남아서
길섶에 돋아난 풀처럼
강한 강한 여자가 되었습니다
.......
괴로운 인생을 살아남아서
길섶에 돋아난 풀처럼
강한 강한 여자가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