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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순훈 Jun 15. 2016

부자들의 좌우명 2

이 생각들이 이들을 부자로 만들고 세상을 이끌게 했다

 ‘부자들의 좌우명’에 대한  각별한 관심과 격려에 감사드립니다.




좌우명은 인생길을 걷는 ‘자기만의 지도’다.   

좌우명은 늘 자리 옆에 적어놓고 가르침을 삼는 말이자, 자기 자신을  스스로 경계(警戒)하는 말이다.     


‘좌우명(座右銘)’이라는 말은 후한(後漢)의 학자 최원(崔瑗)에서 시작되었다. 앉은 자리(座)의 오른쪽(右)에 일생의 지침이 될 좋은 글을 '쇠붙이에 새겨 놓고(銘)' 생활의 거울로 삼은 데서 유래되었다.     


좌우명은 평생의 가르침이자, 스스로를 경계하는 자경문이다. 삼성의 이건희 회장이 선친, 이병철 회장으로부터 ‘경청’을 붓글씨로 받았듯이, 퇴계 선생은 아끼는 제자 율곡이 도산서원을 떠날 때, 평생의 교훈으로 이 말을 주었다.        


“마음가짐은 (나 자신과 남을) 속이지 않는 것을 귀하게 여겨라. 벼슬길에 올라서는 일하는 것을 좋아하는 것을 경계하라.  持心貴在欺 主朝當戒喜事”     


재능 있는 율곡이 자기 재주만 믿고 일을 벌여 세상을 어지럽게 하지 말라는 당부다. 



경제의 원래 말은 경세제민(經世濟民)이다.

"세상을 경영하여 국민을 어려움에서 구하다"는 뜻이다. 경제를 통해 세상을 구하려는 사람들, 선비정신과 그 품격을 갖춘 사업가가 많아지기를 바라면서 부자들의 좌우명을 소개한다.


마음을 다스리고, 자기의 설 자리를 아는 것은 그야말로 현명한 자다.  그 길을 가는 사람들이다.          



▶김재철(동원그룹 회장)     


“모든 일에 정성을 다하자!”


동원참치로 유명한 사업가다. 대학 졸업 후 참치를 잡기 위해 무보수로 원양어선을 탔고, 그 후 가장 많은 참치를 잡는 선장이 됐다.  ‘참치’라는 말을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만들었고 참치회사를 차려 성공했다.  그는 없는 길을 만들었다. 국토는 좁아도 바다는 넓다,  세계를 지배한 나라는 모두 바다를 지배했다는  걸 실감하게 한 인물.       


▶박승직 (두산그룹 창업주)     


근자성공(勤者成功)  

부지런한 사람이 성공한다. 


열심히 하면 잘하게 되고, 잘하게 되면 열심히 한다. 

결과는 따라서 오는 것. 인생길의 깊은 진리를 한마디로 말한 것이다.               


▶임대홍(대상그룹 창업주)     


오도일이관지(吾道一以貫之)

“내 길은 한 가지로 일관되어 있다.”     


논어에 나오는 공자의 말. 

공자는 많이 배우고 많이 알 것과 공부와 생각을 결합할 것을 주장했다. 지식을 융합해 실천의 지침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는 하나의 이치로 모든 것을 꿰뚫고자 한다 一以貫之” 그래서 제자들 앞에서 “내 길은 한 가지로 일관되어 있다 吾道一以貫之”고 자신있게 말한 것이다.      


공부하고 배우는 것은 건축물에 비유하면 터를 닦는 것과 같다. 터를 넓게 닦아야 높은 건물을 올릴 수 있다. 하지만 터는 어디까지나 건물을 올리기 위한 기초일 뿐이다. 궁극적 목적은 높은 집을 짓는 것이다. 학문도 사업도 비슷하다.  건물을 높이 올려야 공부가 완성된다. 쌓아 올린 건물은 사람들에게 이롭고 편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일관성이자 통일이다.               


▶신격호(롯데그룹 창업주)     


거화취실(去華就實)

“겉으로 보이는 화려함 보다 내실을 추구한다.”     

      


▶김영수 (캐드콤 대표)     


숙려단행(熟慮斷行) 

“충분히 생각한 뒤에 과감하게 실행한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 반대로 행동한다. 

과감하게 실행한 뒤에 그 후회를 충분히 생각하기 때문이다.     


▶김이현(아트포트 회장)     


녹명(鹿鳴) 

사슴의 울음소리. 


사슴은 먹이를 발견하면 소리로 무리를 부른다. 독식하지 않고 함께 나누기 위함이다.     

필자가 '녹명'을 주제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리’라는 글을 이미 브런치에 썼다.  원래 녹명(鹿鳴)은 <시경(詩經)>에 이르기를 임금이 여러 신하와 귀한 손님에게 잔치를 베풀고 사신을 송영(送迎)하는 데 쓰인 악가였으나 임금이 신하를 불러 향응(饗應)함에 비유하게 되었다.               


▶정건섭(동양화재 대표)     


욕위대자 당위인역(欲爲大者 當爲人役)

“크고자 하거든 먼저 남을 섬겨라.”     


이 말 하나만 알고 행해도 세상을 사는데 힘들지 않다. 먼저 대접하라는 말은 다른 사람을 존중하는 섬김의 철학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신식학교 배재학당의 학당훈(訓)이기도 하다. 기독교에서는 이 말을 솔로몬이 황금에 새긴 교훈이라 하여 ‘황금률’로 통한다. 인간관계의 변하지 않는 최고의 진리다.        

  


▶이상영(연합캐피탈 대표)     


수선 이만물이부쟁(水善, 利萬物而不爭)      

“최상의 선이란 물이다. 물은 만물을 이롭게 해 주고 있지만 서로 다투지 않는다.”     


노자의 <도덕경>에 나오는 말로 ‘상선약수(上善若水)’와 같은 의미다.  

물은 사람들이 싫어하는 낮은 위치에 있다.  이 처신은 경계받지 않는다.

처신은 땅과 같은 게 좋고, 마음은 깊은 연못과 같은 게 좋으며,

남에게 줄 때는 사랑으로서 하는 게 좋고, 말은 의리 있는 믿음이 있는 게 좋으며,

일은 능력이 있는 게 좋으며, 행동은 때에 알맞은 게 좋다. 노자의 철학은 노인들과 황제의 철학이라 하여 ‘황로사상皇老思想’이라고도 한다.            



▶이성희 (삼우무약 회장)     


名爲公器無多取 (명위공기무다취)  利是身災合少求 (이시신재합소구) 

"명예는 여러 사람의 것이니 많이 탐하지 말며

이득 역시 몸의 재앙이니 적당히 탐하는 게 좋다."

     

독점의 욕심을 버리고 절제하라는 이 말은 백거이의 시  ‘감흥(感興)’의 한 구절이다. 채근담을 연상케 하는 깨달음과 깊이를 알려준다. 감흥, 시를 보자.                                          


사람의 운명,  ‘길흉화복’에는 다 그 이유가 있으니

吉凶禍福有來由

그 이유를 자세히 알아보되 너무 걱정하지 마라

但要深知不要憂

불이 나 큰 집을 태우는 걸 봤어도

只見火光燒潤屋 

바람이 빈 배를 뒤집는다는 소리는 못 들어 봤다

不聞風浪覆虛舟 

명예는 여러 사람의 것이니 많이 탐하지 말며

名爲公器無多取 

이득 역시 몸의 재앙이니 적당히 탐하라

利是身災合少求  

사람은 표주박과 달라서 안 먹고 살 수는  없지만

雖異匏瓜難不食

배가 적당히 부르면 족함을 알고 그만 먹고 일찍 쉬어라. 

大都食足早宜休                


▶김문경(원일종합건설 회장)     


과유불급(過猶不及) 

“지나친 것은 부족함과 같다”     


논어에 나오는 말. 너무 지나치면 미치지 못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능력ㆍ지혜ㆍ예의ㆍ의욕ㆍ사랑 같은 것이 너무 지나치거나 보통에 미치지 못하는 것을 말한다. 친절이 지나치면 비례(非禮)가 되고, 의욕이 지나치면 과욕(過慾)이 되며, 사랑도 지나치면 미움이 따른다. 그래서 ‘중용’의 철학이 중요하다.     


공자는 중용의 도는 어렵다며 이렇게 말했다.

"화살이 과녁에 꽂히지 않으면 화살을 탓할 것인가, 아니면 과녁을 탓할 것인가. 스스로 돌아볼 뿐이다." 

      

       


▶ 박정인(현대모비스 회장)     


근면, 성실, 인내     


우리 모두 다 아는 말이다. 그래서 실천하기가 더 힘든 말이다.     


▶허동수(GS칼텍스 회장)     


역지사지(易地思之)     

“처지를 바꾸어 생각한다.”


상대방과 입장을 바꿔 생각해보는 걸 말한다. 자신의 입장을 절대화하지 말고 상대방의 처지에서 사태를 성찰하는 게 바로 ‘역지사지’다.


물론 역지사지가 완전한 해결책은 아니다. 갈등과 혼란을 없애지는 못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갈등의 극단화와 폭력화는 완화시킨다. 대결과 갈등을 유연화시킬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우리 사회가 극단으로 흐르는 것은 역지사지도 관용도 배려도 없기 때문이다. 역지사지는 절제의 조화이자 평화와 윤리가 합쳐진 해결법이기도 하다.          


▶이방주(현대산업개발 대표)     


우주는 무한하고 인생은 짧다.     


▶배종렬(재능교육 회장)     


석수화향 심강무성 石壽花香 深江無聲'      

“돌은 변함이 없어 꽃처럼 향기롭고, 깊은 강은 흐르는 소리가 없다.”     


모든 게 깊어지면 조용하다. 소리가 없는 것이다. 더구나 돌처럼 변하지 않는 사람의 아름다움은 꽃보다 깊은 향기를 갖는 것이다.           


▶신영주(한라공조 대표이사)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     


▶이윤우(삼성전자 고문)     


단순한 것이 최고다.  Simple is Best.     


▶장병우(현대엘리베이터 대표이사)     


우보(又步)     

“걷고 또 걷는다.”      


어느 자리에서든 만족하면 사람은 끝이다. 우보는 흐르는 물은 썩지 않는다는 의미다. 

비슷한 말로 ‘우보천리, 마보십리(牛步千里 馬步十里)’가 있다.  소의 걸음은 느리지만, 천천히 걸어 천리길을 가고, 말의 걸음은 빠르지만, 십리길에 지치고 만다. 인생은 길다. 길게 보는 자가 결국 승리하는 것이다.     


▶윤은수(휠라코리아 회장)     


정직, 성실, 공정     


월급쟁이로 최고의 자리에 오른 사람, 우리나라에서 최고의 연봉을 받는 사람의 좌우명이다. 이 소박하지만 범상치 않은 말을 실천했기에 그는 세계적 인물이 되었다.      



▶김동녕(한세실업 대표)     


종선여류(從善如流)     


“한 걸음 늦게 가자.” 


선善을 따르는 것이 물의 흐름과 같이 자연스럽다.     


▶김정태(국민은행장)     


사위지기자사(士爲知己者死)     

“선비는 자기를 알아주는 사람을 위해 죽는다.”     


진나라 예양이 한 말이다. 이 말의 대귀는 여위열기자용(女爲悅己者容), “여자는 자기를 기쁘게 하는 사람을 위해 화장한다”. 사마천의 <사기史記>가 출처다.     


▶신상훈(신한은행장)     


처음처럼   


일을 대하는 처음의 마음을 끝까지 갖고 간다는 뜻이다. 소주 이름으로도 유명해졌다.  

신영복 교수는 ‘처음처럼’의 시를 쓰고, 소주회사의 이름을 써주기 전에 신행장의 좌우명을 써주었다. 술이 크게 히트하면서 시도 좌우명도 사연도 모두 알려지게 되었다.     


▶박찬법(금호아시아나 회장)     


효즉만행지본(孝卽萬行之本)

효도는 모든 행동의 근본이다     


▶김운규(현대아산 부회장)     


부지런하면 굶어 죽지 않는다.     


▶구본무(LG그룹 회장)     


약속했으면 반드시 지킨다.     


보통사람이 이걸 좌우명으로 했다면 큰 감흥이 없을 것이다. 대기업 총수의 말이 얼마나 천금 같을까 다시 보게 된다.


▶김재우(벽산 대표이사)     


착안대국 착수소국(着眼大局 着手小局)      

“계획은 멀리 보되, 실천은 한걸음부터”     


바둑의 격언이다. 대국적으로 생각하고, 멀리 보되 실행은 세밀하게 한 수 한 수해 나간다. 작은 성공들을 모아 나가는 것이 승리의 길이다.      




좌우명은 길이 없는 길을 가는 인생길의 지도다.  


아무리 멋있고, 아무리 깊은 말보다 중요한 것은 자기에게 어울리는 좌우명이다. 내 몸에 안 맞으면 아무리 좋고 귀한들 무슨 소용이 있을까. 좌우명은 자주 보고 되새기고 실천하지 않는다면 무용지물인 것이다.      


좌우명이 있다면 먼지를 닦아내고, 없다면 자기에게 맞는 좌우명을 찾기 바란다.     

인생길에서 꼭 '당신만의 길'을 알려주는 지도, 좌우명을 갖기를 권한다.   



    

     


그림은 모두 구스타프 클림트의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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