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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순훈 Feb 10. 2017

불꽃처럼 '여자의 길'을 가다

조지아 오키프의 사랑과 그림

     

"나는 여자라는 이유로, 내가 원하는 곳에 살 수도 없고 갈 수도 없으며 하고 싶은 것을 할 수도 없음을 알게 되었다. 말하고 싶다고 모두 말할 수 없다는 것도 알았다. 하지만 그런 생각이 들 때마다 나는 남이 아니라 나 자신에게 진짜 중요한 것,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것, 바로 그림을 그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

                                                         -조지아 오키프          




조지아 오키프-

그녀는 여류화가이면서 ‘여자’라는 규정을 거부한 여자다.      


여류화가 그림으로 세계 최고의 경매가를 기록한 화가다. 2014년 뉴욕에서 열린 소더비 경매에서 오키프의 <독말풀>은 4천440만 달러(약 495억 원)에 팔렸다.


오키프의 애인이자 후에 남편이었던 미국 근대사진의 아버지로 불리는 알프레드 스티글리츠가 찍은 그녀의 부분 누드 사진은 세계 사진 경매가 사상 2,3위를 기록하였다.      



조지아 오키프, 그녀가 활동하던 때는 미국의 대불황기였다. 그 시대에 그녀는 꽃을 그렸고,  '꽃과 사막의 화가'라는 이름답게 꽃과 사막을 주제로 그려온 독특한 여자 화가다.     


서구의 모더니즘이 폭풍처럼 활보할 , 꽃은 ‘어린아이들이나 그리는 그림’으로 일축되던 화단의 분위기와 관계없이 그녀는 꽃 그림을 그렸다. 스티글리츠는 ‘그녀는 꽃을 통해 자기를 그린다. “ 며 그녀의 그림을 에로틱하다고 평한 적이 있다. 이 해석은 하나의 근거로 작용해 그녀의 꽃 그림이 마치 여성의 성기를 연상케 한다며 평론가들을 들끓게 했다.     


그녀는 이 말을 결코 수긍하지 않았다.     


“에로티시즘이라? 사람들은 (그림을 그리는) 내 마음에 들어와 보지도 않고  그런 것을 찾아냈습니다.”     


왜 꽃을, 왜 그렇게 크게 그리는가에 대해 묻자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사람들은 바빠서 꽃을 잘 보지 않아요. 보아도 제대로 못 보죠. 꽃은 너무 작고 사람들은 시간이 별로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저는 꽃을 그립니다.”      


“왜 꽃을 크게 그리냐고요? 산을 그리는 화가에게 왜 당신은 산을 작게 그립니까 묻나요? 내가 느끼는 꽃을 크게 그려서 사람들이 놀라서 한참 동안 꽃을 바라보게 하려고요. 무언가를 보려면 시간이 필요합니다. 친구를 사귀는 것처럼 말이죠.”     






오키프가 말하려는 것은 ‘어린 왕자’가 하는 말과 같다.

 “정말 중요한 것은 잘 보이지 않는다.”     


사람들이 꽃을 제대로 보지 않는 것은 거기에는 생기는 것도 없고 돈도 없고 명예도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키프는 자기가 좋아하는 꽃 그림을 통해 모든 걸 얻었다.  남자도 얻고, 돈도 얻고, 명예도 얻었다.     

     

꽃은 오키프의 소망이자, 여성성이다.      


조지아 오키프를 ‘꽃과 사막의 작가’라고 한다. 평생 꽃과 사막을 그렸기 때문이다.  자기가 28살 처녀 때 만나 정부이자 모델이자 아내로 불꽃처럼 사랑한 52살의 유부남 알프레드 스티글리츠가 훗날 자기보다 18살 어린 여자와 바람이 났을 때 뉴멕시코의 사막으로 갔다.     


그녀는 남자에게 버림을 받고 황량한 사막으로 건너갔다. 그녀는 꽃을 그리다가 사막에 있는 짐승의 뼈, 조개껍데기, 사막의 모습 등을 죽기 전까지 70년 동안 그렸다.      


그는 자신의 내 속에 있는 여자를 찾으려고 꽃을 그렸고, 남자를 버리기 위해 사막을 그렸다. 모래가 날리고 사람은 없고 오직 바람이 잉잉대는 그 을씨년스러운 사막에서 그녀는 그림을 통해 다시 태어났다.      


그때, 조지아 오키프는 ‘최고의 여류화가’에서 ‘최고의 화가’ 중 한 사람이 되었다.

(계속)          



추신: 대문부터 본문 그림은 모두 조지아 오키프 작품, 사진은 알프레드 스티글리츠가 조지아 오키프를 찍은 사진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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