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보내는 시간의 값
10년 무직 기간을 갖고 난 이후 10억을 준다면
당신은 원하는가?
라는 물음을 보았다.
일시적 백수가 되니 눈에 보이는 게 하나같이
청년 고립.. 은둔... 돈, 돈, 돈.... 어떻게 살래....
이쯤되면 알고리즘이 친구인지 천적인지 헷갈린다.
듣기론
사람이 성공하려면
어떤 일에 딱 ‘7년’ 미쳐있어야.
어느새 찾아온다던데
최장 1년 미쳐본 나로선
이게 참.. 들리는 것처럼 단순한 게 아니다.
무언가에 미쳐있는 모습은
단순히 근태 문제 없이 출퇴근을 지속하는 것과는 본질적으로 다르다.
모니터 앞 동태 눈깔로 연명하는 것과도 태생적으로 다르다.
미쳐있는 사람은 아마도..
7년이 지난 뒤 그 7년을 아우르길
7일, 아니 7초와 같았다고 말할 것이다.
중요한 건
체감상 시간은 엄청 빠르게 지나갔는데
그 기간 동안 농축된 경험과 정보의 합은
어마어마하다는 것.
하루가 영겁같이 느껴지는
대부분 사람들의 그것과는 사뭇 거리가 멀 것이다.
이쯤되면 궁금하다.
미쳐볼 수 있는 기회.
10명 중 1명에게만 찾아오는 행운일까?
마음만 먹는다면 누구나 얻을 수 있는 찬스일까?
아니면, 그 어디서 뭘 하고 있든. 스스로 그런 텐션을 만들어야 하는 건가?
뭐가 어찌됐건 사람도 상황도 모두 안 받쳐주는데
스스로 그런 텐션을 내기란
여간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그걸 ‘알아서’ 해내는 사람이 영웅이 되는 거겠지.
누군가가 말했다.
“일로 성공해서 맞는 행복은
소소한 행복 대비 가성비가 ‘확연히’ 떨어집니다”
또 누군가는 말했다.
“기업을 키워낸 10년이 마치 하루 같아요.
어느새 내 옆에 수많은 돈이 와 있었죠.
이런 게 ‘미쳐보니까 성공한다’ 아니겠어요?”
후자와 같은 경험을
감히 내 인생에 들일 수 없을 것 같다고
내가 내 스스로를 규정하면..
10년 무직 이후 받는 10억은
꽤나 달콤한 제안이다.
만약 이 제안을 가뿐히 즈려밟고
“싫은데?” 말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가능성이 있다.
7년을 7일, 7초로 순삭시킬 가능성.
미칠 가능성.
성공할 가능성.
문제는 ‘지속성’
중도 이탈하지 않을 것인가.
이게 관건이다.
미쳐있는 기간과
중도 이탈하고 싶은 기간.
인생의 기복은
이렇게 완전히 다른 방향의 에너지가 교차하면서 생겨나는 듯 하다.
숨막히게 미쳐있던 기간에서 벗어나면
잠깐 ‘야호’ 숨을 들이키다가도
곧바로 ‘하루가 영겁같은’ 시간에 들어선다.
그렇게 주-욱 늘어지는 시간을 타고 가다보면
어느새 이런 순간이 어김없이 찾아온다.
“10년 무직에 10억은...
지루하고 무료한 시간 대비...
시급이 너무 낮은데?“
시급이 낮은 게 아니다.
내 안에 시간의 질이 낮아진 것이다.
체감되는 시간의 양이 늘어진 것이다.
그럼 그때가 바로, 다시 미쳐 들어갈 시기. 아니겠는가.
이때 무너지면
진짜 중도 하차
안녕
빠이
짜이찌엔일 테고
다시 또 미쳐 들어갈 힘을 내본다면
그 인생은
완전한 중도 하차는 아니겠지.
그러니, ‘또’ 하면 된다.
공짜 10억이 우습게끔.
삶의 폭이 깊고 진해질 수 있는
그것을 찾고 싶다.
늦더라도.
덧붙이는 니체의 말
“인식하는 자가 진리의 물속으로 뛰어들기를 꺼리는 것은 그 물이 더러울 때가 아니라 얕을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