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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즈니스 캐주얼 Aug 04. 2021

차분한 마음에 가까워지는 비밀

감정적 흥분 상태에 대한 단상

테스 형

1. 테스 형은 “너 자신을 알라”라고 말씀하셨죠. 제가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보고 있는지 장담은 못해도, 저는 제가  정치에 관심을 많이 안 두는 편이라 생각합니다. 진보든 보수든 한 쪽의 극단적인 성향이나 의견을 갖고 있다는 생각도 하지 않고요. 



2. 오히려 의식적으로 그러한 주제에 대해 주의력을 빼앗기거나 열성적으로 토론하는 상황을 피하려고 노력하는 편입니다. 그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집에 TV를 두지 않고 있습니다. 타고난 성향은 TV 시청을 좋아라 하지만요. 세상에 변화에 뒤떨어지고 싶지는 않지만, TV나 신문매체는 극단적인 케이스들을 많이 보여주면서 보는 사람을 지나치게 화나고 흥분되게 만드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지역이나 세대, 성별에 따라서 편 가르기 프레임에 당하고 싶지 않다는 소심한 저만의 반항입니다. )

TV를 좋아하지만 의식적으로 멀리하고 있어요.

3. 그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평범한 삶을 살다 보면, 사람들과 상호작용을 하다 보면, 어쩔 수 없이 이러한 딜레마적인 상황을 마주치게 될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러할 때 저도 가끔, 그 피하고 싶었던 흥분과 편 가르기의 상황에 빠지게 되기도 합니다. 누구한테 명시적으로 표현하는 경우는 드물어도, 내적으로도 살짝? 화가 나기도 합니다. 뉴스를 통해 그러한 소식을 접할 때도 있고 주변 사람들과 대화를 할 때 그러한 질문이나 이야기를 들을 때도 있습니다.


4. 그럴 땐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고민이 되기도 합니다. 내 의견을 표시하는 것을 자제해야 하나 고민이 들기도 합니다. 그리고 잠자코 듣고 있어야 하나 생각하기도 합니다. 듣고만 있다 보면 답답하고 화가 날 때도 있습니다. 내 생각을 강하게 표현하고 싶은 충동에 사로 잡히기도 합니다. 


5. 솔직하게 내 의견을 공유하는 것이 좋은 것인지, 듣는 사람의 의견에 동조해주는 것이 좋은 것인지, 말을 가려가면 서 조심조심 내 의견을 드러내는 것이 좋은지, 간접적으로라도 옳다고 생각하는 의견을 말해 상대방의 틀린 정보를 교정해줘야 할지 하는 유혹에 빠지기도 합니다. 

지나친 논쟁은 피하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답은 없어요.

6. 그렇다고 내가 반드시, 완벽히, 맞는 의견은 아니겠지요. 또 그렇다고 상대방이 틀린 의견도 아닐 겁니다. 물론 내가 맞을 수도 있습니다. 상대방이 잘 못 알고 있을 수도 있고요. 상대방이 흥분 상태일 수도 있고, 내가 지나치게 주관적인 의견일 수도 있습니다. 내가 흥분상태일 수도 있는 거고요. 


7. 정해진 답이 있나 싶습니다. 그렇다고 세상에 정해진 답은 없다,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 너도 맞고 나도 맞다, 너도 틀리고, 나도 틀리다 하는 아무 선택도 하지 않는, 아무 의견도 없는 것도 비판받을 여지가 있겠지요. 그래서 어느 쪽이든 의견을 선택하는 것은 불가피한 것 같습니다. 

생각의 파도 

8. 내 생각이 불변의 것도 아닙니다. 때로는 쉽게 변하기도 합니다. 때로는 확신에 가득 찰 때도 있고, 작은 정보에도 쉽게 변화하고, 맞는 것 같다가도 틀린 것 같기도 하고, 이랬다가 저랬다가도 하고, 귀가 얇아질 때도 있고, 고집스러워질 때도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현재 제가 갖고 있는 의견이나 생각들에 대해 지나친 확신을 갖지 않으려 경계합니다. 물론 동시에 지나치게 의견을 표현하는 것을 회피하거나 아무것도 선택하지 않는 조금 얍삽한(?) 태도도 견지하지 않기 위해 신경을 쓰고요.


9. 어디서 봤는데, 생각이 너무 많아질 때는 (when you’re overthinking) 글을 쓰라고 (you should write) 합니다. 반대로 생각이 너무 없는 상태일 때는 (when you’re under thinking) 다른 이의 글을 읽으라고 (you should read) 합니다. 생각이 엄청 많다가 지나치게 없다가의 상태가 동시에 일어나거나, 혼란스럽게 왔다 갔다 한다면 (when you’re overthinking and underthinking at the same time) 읽고 쓰고 하면 된다고 (you should both read and write) 합니다. 이러한 읽기와 쓰기를 통해 생각을 정리하고 고쳐나가면서 개선하려는 태도를 갖고 있습니다. 최종적인 목적은 논쟁에서 옳은 의견을 갖기 위함이나 틀리지 않기 위함이 아니라 내 삶을 풍요롭게 하기 위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함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요. 


10. 다양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많은 만큼, 세상엔 다양한 일들이 끊임없이 일어난다고 생각합니다. 지구 반대편에서는 전쟁과 무차별 학살, 기아 문제 같은 일이 일어나도 우리는 모르는 경우가 많고, 우리가 보는 세상은 사실 우리가 매일 보는 매체에 의존합니다. 많은 일이 일어나지만 그러한 매체들이 모든 일들을 담아서 보여주기란 불가능하고, 다양한 이유와 목적에 따라 그 매체들도 이야기하는 주제를 취사선택하게 됩니다. 언론이나 매체에서 취사선택한 주제와 내용이 세상에 전부가 아님을 잊지 않는다면, 지나치게 한 가지 문제에 집착해서 시야가 좁아지는 것을 어느 정도는 방지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나치게 흥분한 마음보단 차분한 게 좋아요.

11. 그래서 저는 제가 지나치게 화나거나 기쁘거나 슬프거나 하는 등의 감정적 흥분 상태가 되려고 하면, 의식적으로 내가 보는 이 일이 세상의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상기하려고 합니다. 이 일 또한 변화하는 세상의 찰나의 것이라는 생각을 의식적으로 하려고 합니다. 그게 제가 생각하는 현명하게 차분한 자세를 유지하는 방법입니다. 누군가가 이득을 보기 위해 불순한 목적을 갖고 만들어진 지나친 갈등과 편 가르기의 프레임에 갇히지 않는 것, 그것이 저의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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