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 사회에서 의사결정은 다수결의 원칙을 따른다고 배웠다.
이제 생각해 본다. 다수결의 원칙과 민주주의는 어떻게 연결되었을까. 독재의 오류에 대한 반동으로 다수의 의견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것은 아닐까. 그러나 다수의 의견을 따르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방법일까? 플라톤은 어리석은 대중의 의견을 따르는 것은 중우정치에 빠진다고 그 위험성을 지적하였다.
민주주의의 핵심은 무엇일까. 그것은 다수의 의견을 따르는 것이 아닌, 다양성이 존중되는 것 아닐까.
다양성이 존중되는 사회는 다수의 의견만을 존중하는 사회와 배치된다.
다양성의 존중은 생태학에서 비롯된다. 생태계에서 가장 건강하고 안정된 생태계는 다양성과 자율성이 확보된 생태계이다.
그러나 다양성과 자율성을 유지하기에는 다수결의 원칙과 같은 단칼에 해결하는 방법보다 좀 더 섬세하고 세련되며 상호 이해와 존중의 태도와 방법이 요구된다. 아이를 키우면서 민주적인 엄마, 부모가 되고자 했으나, 어느 순간 민주적인 양육 방법이 옳은가 회의가 들 때도 있었다. 독재자처럼 내 맘대로 강제하고 통제하고 싶은 충동이 나를 사로잡곤 했다. 그러니 정치하는 사람들은 어떨까. 아니, 교사는, 직장에서 상사는 어떨까. 민주적인 방법은 쉽지 않다. 그러나 모두가 존중되는 건강한 사회, 다양성이 존중되는 사회는 쉽지 않지만 견지해야 하는 가치이다. 그렇기에 국힘의 대응보다 민주당의 대응은 더욱 어렵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민주적인 방법과 태도를 견지하려는 그들의 노력에 찬사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