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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주 문 Nov 04. 2023

14. 지차 知茶_홍차

Tea Story

2017년 잘 생긴 미남 배우들이 대거 등장한다는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덩케르크>라는 영화가 상영되었다. 독일군에게 밀린 영국군과 프랑스군이 프랑스 됭케르크 해안에 고립된다. 그들을 구출하는 이야기를 담은 그 영화에서 내가 기억하는 것은 마지막 장면 구출된 군인들에게 영국 여인들이 나눠주던 홍차이다.

 자료 1. 영화 <덩케르크>

산티아고 순례길 여행담을 적은 어느 책에도 홍차가 등장한다. 비를 맞으며 순례길을 걷다가 지친 몸을 이끌고 들어간 도미토리가 하필 난방이 되지 않았다. 으슬으슬 한기에 잠을 못 이루고 뒤척이는데, 같은 방 외국 여행객이 홍차를 끓여 나눠주었다는 이야기이다. 이처럼 홍차는 맛과 향은 말할 것도 없고 추위를 이겨내는  아주 현실적인 이유로도 애용되었다. '홍차'와 '따뜻함'을 연결해서 기억하면 두 가지 이유로 좋다. 첫째, 홍차는 몸을 따뜻하게 해 준다. 둘째, 홍차는 뜨거운 물로 우리고, 따뜻하게 유지하며 마시는 게 좋다.


지금까지 탕색과 발효정도에 따라 녹차, 백차, 청차(우롱차), 그리고 홍차에 이르렀다. 홍차는 발효차이다. 홍차를 기준으로 덜 발효된 차(녹차, 백차, 청차), 더 발효된 차(보이차)로 나뉜다. 그리고 발효차인 홍차, 보이차는 펄펄 끓는 물로 우려야 좋다. 그러나 덜 발효된 차들은 뜨거운 김을 빼거나, 한 숨 식힌 물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홍차는 온도를 신경 쓰지 않아도 되니 훨씬 수월하다. 그리고 홍차는 한 번에 우려낸다. 녹차, 백차, 청차는 작은 다관(150ml 정도)에 여러 번 우려내지만, 홍차는 큰 티팟(500ml~800ml)에서 한 번만 우려 마신다. 물론 혼자 마실 때는 300ml~500ml 정도의 티팟이면 된다.

자료 2. 유리 도자기 티팟 & 워머


차거름망이 내재된 찻주전자(티팟)와 찻잔만 있으면 된다. 찻주전자에 거름망이 없으면 우린 찻물을 덜어 놓을 티팟 하나를 더 준비하는 게 좋다. 물이 식지 않는 것이 중요하므로 끓은 물로 티팟과 찻잔 등 모든 용기를 데운다. 예열에 사용한 물을 버리고 티팟에 적당량의 차를 넣는다. (여러 번 마셔 보면서 자기가 사용하는 용기에 적당한 양을 가늠한다.) 그리고 뜨거운 물을 붓는다. 이때 물을 조심히 붓는 것이 아니라 시원하게 부어 찻잎이 물과 함께 소용돌이치게 부어야 맛이 좋다. 이것을 '점핑'이라고 한다. 찻잎이 점핑되도록 시원하게 물을 붓는다. 3분 정도 우리면 검붉은 갈색의 홍차빛이 우러난다. 우러난 차의 색으로 농도를 짐작할 수 있으니, 차의 색을 눈여겨보아 둔다. 거름망을 건져내거나, 다른 티팟에 옮겨 천천히 홍차의 향과 맛을 음미한다. 찻잎이 들어가지 않도록 스테인리스 거름망(스트레이너)을 사용한다. 대개는 시간이 지나면 티팟 바닥에 얌전히 가라앉는다. 잘 우려낸 홍차를 뚜껑 있는 다른 용기 또는 티팟에 담아 워머 위에 올려놓고 여유 있게 마신다. 홍차의 따스함을 유지하는 도구로 초를 이용한 워머도 있고, 요즘은 USB 충전 가능한 머그 워머도 있다. 서양에서는 누비 천, 퀼트로 만든 티팟을 감싸주는 티코지라는 것도 있다.

자료 3. 천으로 만든 러블리한 티코지


홍차는 오랫동안 애용된 만큼 그동안 축적된 가공 기술이 있어서인지 맛과 향이 안정적이다. 대개는 블렌딩 한 홍차가 많다. 그래서 찻잎이 일정한 크기로 분쇄되어 있다. 20~30여 년 전 처음 맛본 홍차는 립톤 홍차였다. 당시 홍차 중엔 립톤 홍차가 우리가 접할 수 있는 가장 고급스러운 홍차였다. 립톤 홍차가 복숭아맛, 레몬맛으로 블렌딩 되고, 또 그것이 아이스 티로 상품화되어 많은 이의 사랑을 받았다. 그 후 아이들이 유럽에 다녀오면서 사다 준 'FORTUEN & MASON' 홍차였다. 그동안 맛본 것은 'Breakfast Blend', 'Peach', 'Apple'이다. 'Peach'에는 건조된 작은 복숭아 조각이 'Apple'에는 사과 조각이 들어있었다. 흠잡을 데 없는 맛과 향이고, 맛과 향이 안정적이다.  최근에는 'AHMAD TEA'를 마시고 있다. 'AHMAD TEA'의 'Earl Grey'는 향이 아주 진하다. 오래 우려도 떫지 않다. 이 제품은 향이 진해, 얼그레이 쿠키 만들 때에 넣어 사용하기도 한다. 물을 조금 넣고 진하게 우려서 따뜻하게 덥힌 우유와 함께 밀크티를 만들어 먹기도 한다. 이때 설탕과 아주 조금의 소금을 넣으면 맛있다.  'AHMAD TEA'의 'CEYLON TEA'는 순수 홍차이다. 꽃향이나 과일향이 첨가되지 않았다. 향이 첨가된 홍차를 마시다가 실론티를 마시면 심심할 수도 있다. 몇 년 전 지인이 선물한 스리랑카 실론티의 맛이 아주 신선하고 좋았던 기억이 있어, 아마드 티에서 실론티를 구입해 봤는데, 흠잡을 건 없지만 그때만큼 행복한 맛은 아니었다. 어쩌면, 여러 다른 요인-즉, 지금은 집에 좋은 차가 많고, 그때는 마실 차가 그것밖에 없었다는- 때문인지, 스리랑카의 실론티가 더 맛있었던 것 같다. 홍차에는 레몬 조각을 띄워 마시면 또 다른 맛이다. 녹차에 어울리는 다기가 있듯이, 홍차를 멋있게 마시려면 홍차에 어울리는 티웨어가 있는데 그것은 나중에 또 살펴보려 한다. 홍차는 맛과 향은 물론 그 따스함과 빛깔이 가을과 잘 어울린다. 오늘은 홍차 한 잔 여유 있게 마셔보자. 홍차 티백도 좋은 제품이 많다. 립톤 옐로, 트와이닝 블랙퍼스트, 아마드티 얼그레이, 그리고 과일향이 섞인 아마드티, 등등.

FORTUNE & MASON의 블랜딩 홍차


AHMAD TEA 제품들


이미지 자료 출처

커버 사진: https://masism.kr/7621

자료 1: https://www.sisajournal.com/news/articleView.html?idxno=170444

자료 2: https://prod.danawa.com/info/?pcode=15410312

자료 3: https://dalmall.co.kr/product/%EC%9A%B8%EC%8A%A4%ED%84%B0%EC%9C%84%EB%B2%84%EC%8A%A4-%ED%8B%B0%EC%BD%94%EC%A7%80-tea-cosy-christmas-cat/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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