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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공원 Sep 28. 2021

최민용의 도끼질 - TRIZ

'최민용의 도끼질' 토크 자료

"최민용의 도끼질 - TRIZ'는 방송에서 보았던 내용과 개념적으로만 이해하고 있던 TRIZ 문제 해결 프로세스를 연결시켜 토크자료로 만든 것이다. TRIZ는 러시아의 천재과학자 알트슐러가 개발한 ‘창의적 문제해결 방법론’으로 딜레마에 빠진 문제를 한 방에 해결하는 공식은 찾는 방법이다. 국내외 많은 조직이나 사람들이 이 기법을 실제 업무에 활용하고 있는데, 최민용이 방송에서 사용한 도끼는 TRIZ 기법을 잘 적용한 예로 널리 알려져 있다. 나는 이 기법을 지금 근무하는 조직의 문제에 적용해 보고자 했다.


이 토크는 누구나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일상에서 무궁무진한 토크 꺼리를 찾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몇가지 핵심 요소만 연계해도 창의적이고 흥미진진한 토크 꺼리가 될 수 있다는 뜻이다. 2019년 1월에 진행했던 토크에서는 최민용씨가 방송에서 자신의 도끼로 장작을 패는 동영상을 보여 줌으로써 현장감이 전해질 수 있게 했다. 또한 생생함을 더하기 위해 회사 현장에서 실제 사용하던 도끼, 해머 등을 토크 장소에 등장시키고, 사용자들에게 실제로 어떤 문제점들이 있는지 설명하게 했다. 이런 장치들이 잘 어우러지면 자칫 단조로울 수 있는 토크가 조금 더 풍성해지게 된다.




(토크의 시작은 항상 아이스브레이킹이다.)

월요일 아침입니다. 여러분은 월요일 아침을 어떻게 시작하셨나요? 요즘은 밤이 참 길죠? 오늘 아침에 운전을 하며 출근하는데 보름달이 너무도 밝게 떠있더군요. 보셨습니까? 여러분은 어떤 사물을 보면 연상되는 무엇인가가 있습니까? 전 보름달을 보면 이십대 초반의 한 순간이 떠오릅니다. 부산 해운대에 가면 달맞이 고개라고 있는데, 그때 보름달과 한 여인이 함께 서있는 풍경이 생각납니다. 한창 불타 오르던 청춘 시절 얘기입니다. 이런 걸 연상작용이라고 하지요. 


여러분, 혹시 SBS 방송국의 불타는 청춘이란 프로그램 아십니까? 


프로그램 시작이 수요일 11시 정도인데, 보통 이 시간까지 TV를 잘 보는 편이 아닙니다. 그런데 이 프로의 예고편이 나의 관심을 끌었던 이유는 한 자루의 도끼 때문이었습니다. 이번에 등장했던 최민용이란 친구는 '거침없는 하이킥'이라는 프로그램에서 꽤 인기를 끌었던 하이틴 스타였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2년 정도 산에서 자연인 생활을 했다고 하는데, 그 덕분인지 장작을 패는 도끼질이 거의 프로급이더군요. 물론 이 친구의 능력이 뛰어난 점도 있지만 사실 저의 관심은 이 친구의 애장품인 도끼였습니다.


여기에 두 개의 도끼가 있습니다. 하나는 무겁고, 다른 하나는 가볍습니다. 


당신이라면 나무를 벨 때, 무거운 도끼와 가벼운 도끼 중 어느 도끼를 사용하겠습니까?

우리 현장에서 사용하고 있는 해머를 생각하면 이해하기가 더 쉽지 않을까 싶습니다. 볼트 체결 작업을 위해 해머질을 한다고 할 때, 큰 해머와 작은 해머 중 어떤 것을 사용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까요? 

(여기서 생생함을 살리기 위해 실제 도끼를 등장시킵니다. 도끼가 없다면 비교가 될만한 해머같은 것도 괜찮습니다. 그리고 사용자들의 경험담을 직접 이야기하게 합니다)


무거운 도끼는 힘이 실려 쉽게 나무를 벨 수 있지만, 지쳐서 오래 사용할 수 없습니다. 가벼운 도끼는 오래 휘두를 수는 있지만 나무가 잘 베어지지 않지요. 이렇게 딜레마에 빠졌을 때 무조건 선택하기에 앞서 문제의 이상적인 해결책부터 생각해보면 어떨까요?


이 문제의 이상적인 해결책은 무엇일까요? 바로 ‘힘이 실려 나무를 쉽게 벨 수 있으면서도 오랫동안 휘두를 수 있는 도끼를 만드는 것’ 입니다.


목적과 수단을 나누어 정리해봅시다. 힘이 실리려면 도끼는 무거워야 하고, 오래 사용하려면 가벼워야 합니다. 두 가지 장점을 다 가지려면 무거우면서도 가벼워야 한다는 거지요. 여기서 모순이 발생합니다. 이 모순을 해결하려면 목적을 바꿔야 합니다.

목적을 바꾸면 두 개의 문장이 새로 생기는데, 하나는 무거우면서도 오래 사용할 수 있는 도끼이고, 다른 하나는 가벼우면서도 힘이 충분히 실리는 도끼입니다. 각각 이상적인 목표가 됩니다. 어떤 것을 선택하든 가벼운 도끼와 무거운 도끼의 장점을 모두 살릴 수 있습니다.

 

가벼우면서도 힘이 충분히 실리는 도끼의 , 이미 있습니다. 

앞에서 불타는 청춘의 최민용이 들고 나온 도끼 얘기했지요?  벌목공들 사이에서 세계적으로 유명한 ‘피스카스‘ 도끼입니다.

 

사실 이 도끼는 도끼계에서는 세계 최고봉으로 통하는 명품으로 벌목업이 발달한 핀란드에서 만들어진 제품입니다. 창업한 지 370년이 되는 피스카스는 원래 지역 이름으로, 헬싱키에서 1시간 30분 거리의 도시입니다.

지금의 피스카스를 있게 한 것은 작은 가위였다고 합니다. 1967년 생산한 오렌지색 플라스틱 손잡이가 달린 가위는 세계적인 히트상품이 되었고, 이를 기반으로 17개 브랜드를 거느린 거대 기업이 되었습니다. 여전히 이 그룹의 주력 상품은 손도끼와 야전삽, 쟁기 등 입니다. 특히 이 회사의 도끼와 삽은 미군이 유일하게 수입해서 사용할 만큼 높은 품질을 자랑합니다.


머리 부분은 무겁게 해서 힘이 실리지만 자루 속이 비어 있어 전체 무게는 가볍습니다. 제가 이 도끼를 언급한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지금부터 그 이유를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트리즈 문제해결 프로세스라는 것이 있습니다. TRIZ는 러시아의 천재과학자 알트슐러가 1946년부터 1985년까지 개발한 ‘창의적 문제해결 방법론’으로 딜레마에 빠진 문제를 한 방에 해결하는 공식은 찾는 방법입니다. 그는 구소련의 특허부서에서 일하면서, 20만건의 특허를 분석하여 트리즈를 개발했다고 합니다.

 

1990년대 이후에는 미국, 유럽 등에서 컴퓨터와 서방의 기법들이 결합되어 한층 진보된 TRIZ가 개발되었습니다. 한국트리즈협회도 있고, 컨퍼런스와 교육과정도 있습니다. 창조경영의 방법론으로 세계적 기업에서 활용 중입니다. 국내에서 LG가 1995년 처음 도입했고, 지금은 포스코의 트리즈 대학, 삼성 트리즈 협회 창설, 의무교육, 고질적 문제 해결 및 특허나 신상품 분야에서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앞에서 언급한 도끼의 딜레마를 트리즈 문제해결 프로세스에 적용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문제발견 (힘이 실려 쉽게 나무를 ~), 모순정의 (힘이 실리려면 무거워야 ~), 사고전환 (무거우면서도 오래 사용 ~), 문제해결(가볍고도 힘이 좋은 ~) 입니다. 


목표만 제대로 잡으면 큰 효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좋은 점은 모순된 목표로 인해 각자 자기 입장만 주장하느라 반목하는 태도를 없애고 공동의 목표를 향해 서로 협력하는 분위기를 만들 수 있다는 점입니다. '혁신적인 아이디어는 모순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탄생합니다.' 처음부터 모순을 이용해 이상적인 목표를 세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TRIZ를 우리 조직에 적용해 보면 어떨까요?


트리즈가 필요한 다양한 부서와 분야가 있을 겁니다. 

경영, 고객, 영업, 기술, 견적, 수주, 자금, 품질, 생산, 구매, 자원 관리, …


우리 회사의 기술영업부서를 적용해 봅시다. 

우리의 문제 발견 '경쟁사에 비해 기술력은 상대적으로 높지만 가격경쟁력은 떨어진다.' 입니다. 

모순을 정의하면 '기술력을 낮추고 가격경쟁력을 높이는 방법' 또는 '기술력은 유지하면서도 가격경쟁력을 높이는 방법'이 됩니다.

사고전환을 해보면 '기술력을 더 높이고 가격경쟁력을 높이는 방법'을 찾는 것이 되겠네요.

문제해결로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글쎄요. '싸고 품질 좋은 자재를 구매한다'거나, '빠른 시간 내에 품질이 좋은 제품을 생산한다' 같은 답변도 있을 수 있고, 브레인스토밍 과정을 거치면 훨씬 더 창의적인 답변도 기대할 수 있을 겁니다. 


오늘 토크의 주제입니다.

'혁신적인 아이디어는 모순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탄생합니다. 처음부터 모순을 이용해 이상적인 목표를 세워야 한다'의 이유입니다. 


각 부서별, 담당자별로 맡은 분야에서 최선의 다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회사전체나 각 부서별, 개인별로 다양한 문제점에 부딪치고 해결책을 찾기 위해 고심합니다. 또한 고객관리나 견적, 발주 수주율을 높이기 위해, 또한 높은 퀄리티의 제품 제작을 위해 고군분투를 하고 있습니다.   


열심히 하는 것이 잘못되었다는 것이 아니라 더 나은 방향으로 가게 만들려고 한다면, 무조건 열심히가 아니라,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바른 방향으로 열심히 할 필요’가 있습니다. 피스카스의 TRIZ 문제 해결법을 우리가 처한 현실에 접목해 보면 보다 창의적이고 현실적인 방안들이 나올 수 있을 거라 믿습니다. 



Fin. 감사합니다. 




참고: 

'불타는 청춘', SBS

'세상 모든 CEO가 묻고 싶은 질문들', 위즈덤하우스 - 트리즈 문제해결 프로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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