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달공원 Jul 08. 2016

당신의 인맥은 안녕하십니까?

인맥은 관리의 대상이 아니다

내가 나만을 위해 일했을 때에는 나를 위해 열심히 일한 사람은 나 혼자뿐이었지만, 내가 생각을 돌려 모두를 위해 일하게 되었을 때에는 모든 사람이 나를 위해 열심히 일해 주었다.” - 벤자민 프랭클린

“인생은 줄이다” 또는 “어디서든 줄을 잘 서야 한다”는 머리가 좀 크고 나서부터 시도 때도 없이 들었던 얘기다. 하지만 태어나는 환경을 내 마음대로 하지 못하듯 성장하면서도 눈에 보이지 않는 칸막이가 처진 환경의 굴레를 벗어나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좁디좁은 땅덩어리에 온갖 종류의 끼리끼리 문화가 단단히 뿌리를 내리고 있는 이 대한민국이라면 더더욱 기대치가 낮아질 수밖에 없다. 혈연, 지연, 학연에다 종교나 온갖 동호회까지 우리가 그리는 인맥의 범위는 가히 상상을 초월한다. 


특히 인터넷의 발달과 더불어 가상세계에서 이어지는 디지털 인맥은 인맥의 범위와 위력을 폭발적으로 증가시켰다. 심지어 인간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지수로 NQ (Network Quotient, 공존지수)라는 신종어도 탄생했다. NQ는 주변 사람과의 관계를 얼마나 잘 유지하고 있는가를 의미하는데, 이 지수가 높으면 소통능력이 우수하고, 주변과의 관계성도 뛰어나다고 한다. 시간과 자금은 늘 부족한데, 만나야 할 사람은 많고, 방법이 마땅치 않은 현대인들에게 SNS (Social Network Service)로 대변되는 넷상에서의 인맥 만들기 열풍은 어쩌면 필연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또한 제대로 된 방법을 알고 실천해야 진정한 인맥을 만들 수 있다. 단순히 팔로어가 많다거나 친구가 많다고 해서 내 인맥이 화려하다거나 우수한 것은 아닌 것이다.


강남대 전도근 교수는 ‘부를 부르는 인맥관리의 기술’에서 인맥이란 “위기의 시대에 나를 지켜주는 사람 울타리”라고 표현했다. 거미줄처럼 촘촘히 이어진 인맥의 줄기는 작게는 소규모 단체에서부터 크게는 국가를 움직이는 힘으로 작용해 왔다. ‘고소영’이나 ‘강부자’와 같은 은어의 실체도 그러하고, 지역이나 특정 집단의 지나친 인맥주의 때문에 벌어지는 폐단은 일일이 열거하기도 벅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로의 영향력을 활용함으로써 더 큰 부가가치를 창출해 내는 인맥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데 있어 확실한 필살기임에 분명한 듯 보인다. 


실제로 인맥의 위력은 시공간을 불문한다. 미국 카네기멜론대학이 조사한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들 만 명의 성공 비결 결과’에 따르면 ‘지적 능력이나 재능’이 성공에 미치는 영향의 15퍼센트인데 반해 나머지 85퍼센트가 ‘인간관계’ 였다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는 ‘무엇을 아는가’ 보다 ‘누구를 아는가’가 더 중요하다는 걸 의미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너도나도 인맥 쌓기에 목숨을 건다. 그런데 우리가 그토록 열을 올리는 인맥관리의 민낯은 어떨까? 과연 나는 인맥관리를 위해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제대로 알고 있기나 한 것일까? 


다음은 유용한 ‘인맥관리’ 방법 10가지를 정리해 보았다. 


1.     천릿길도 한걸음부터 시작하자: 너무 멀리서 찾지 마라. 지금 바로 내 옆에 있는 사람, 그리고 매일 만나는 사람부터 인맥을 만들어 간다고 생각하라. 가정에서, 직장에서, 가까운 이웃들과의 관계서부터 차근차근 시작하고 단단히 다져가야 한다. 이를 시각적으로 표현한 인맥지도를 그려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된다. 


2.     인맥관리는 아주 작은 것에 달려있다: 인간관계란 생각보다 아주 사소한 행동하나, 말 한마디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누군가에게 소중한 사람으로 대우받고 있다는 느낌 만으로도 충분한 감동을 준다. 상대방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행동 역시 공감을 일으켜 사이가 돈독해지는 계기가 된다. 거저 얻어지는 것은 없다. 좋은 인맥을 만들고자 한다면 시간과 노력은 필수다. 작은 것 하나에도 정성을 다하라. 


3.     인맥의 중심 역할을 하는 멘토를 가까이 하자: 주변을 살펴보면 소위 마당발로 통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사람들과 가까이해서 그들을 벤치마킹하고 노하우를 배워라. 어쩌면 멘토의 인맥을 통째로 나의 인맥으로 만들 수 있을지도 모른다. 


4.     인맥의 수나 양보다는 밀도를 중요시하자: 어중이떠중이 같은 100개의 인맥보다 제대로인 1개의 인맥이 더 소중한 법이다. 인맥관리랍시고 문어발 식으로 연결고리를 만들고자 애쓸 필요는 없다.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대목이다. 진정성을 갖고 오롯이 상대에 집중할 때 상대방도 마음의 문을 연다. 목적과 관리의 대상이 아니라 이해와 배려의 대상으로 타인을 바라볼 때 진짜배기 인맥이 생길 수 있음을 명심하자.


5.     인간관계에서는 균형과 조화가 필수다: 인간관계란 기본적으로 ‘주고받기’가 이루어져야 한다. 일방적인 관계란 부모, 자녀와 같은 특수한 상황이 아니고서는 지속적으로 유지되기 어렵다. 물론 받기 위해 베푸는 것은 아니라 할 지라도 인간관계의 기본 이치를 이해하고 있다면 효율적인 인맥을 만들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러므로 항시 상대방의 입장을 함께 고려하는 자세를 견지하도록 하자.


6.     스스로 인맥의 대상이 될만한 능력을 갖추자: 생각해보라. 내가 인맥으로 두고 싶은 이상형이 어떤 사람들인지. 피차일반이다. 내가 타인에게 인맥의 대상이 된다는 것은 그만큼 매력이 있다는 뜻이다. 상대방에게 어필할 수 있는 나만의 필살기나 전문성, 그도 아니면 재산이 엄청 많다거나 인간성이 좋다거나 등등 뭐라도 제대로 갖추고 있다면 인맥을 구축하는 진도가 빨라질 수 있다. “자, 그렇다면 난 뭘 내세우지?”


7.     인맥의 길목을 잡아라: 인맥의 핵심은 정보다. 네트워크망을 꼼꼼히 살펴보면 핵심 정보가 다니는 길이 있다. 당연히 고급 정보가 모이는 방도 존재한다. 물론 이런 길이나 방은 일반인의 눈에는 쉽게 띄지 않는다. 이런 길이나 방의 정보를 알고 있는 이라면 당연히 그 길목에다 레이더를 심어둘 것이다. 마치 고기들이 지나거나 머무는 정확한 포인트에 낚싯줄을 드리우는 전문 낚시꾼이나 상대의 공격을 조용히 지켜보다 필살기 한방으로 상대방의 급소를 제압하는 무림의 고수처럼 핵심과 타이밍을 정확히 짚어내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8.     명함관리 전문가가 되자: 인맥관리에서 빠지지 않는 몇 가지 기본 항목이 있다. 그중 하나가 명함관리다. 얼핏 생각해보면 대한민국처럼 명함을 좋아하는 나라도 드문 듯하다. 명함의 직책으로 스스로를 대변하기도 한다. 명함을 이용한 인맥관리의 핵심은 단순히 명함을 받고 쌓아 두는 것이 아니라 이를 기본 틀로 활용하는 데 있다. 명함을 받으면 간단히 메모를 하고 보관하는 과정을 거친다. 우선 미팅 당시의 상황과 상대방에 대한 특징을 명함의 빈 공란에 기록한다. 그리고 이를 중요도에 따라 각 그룹별로 분류하여 명함첩에 보관하고 관리한다. 좀 더 발전하면 인맥관리 플래너를 활용할 수도 있다.


9.     각종 경조사를 챙기자: 또 다른 항목이 경조사 관리다. 결혼, 돌잔치 등 축하해야 할 기쁜 일과 장례, 사고 등과 같이 애도해야 할 불행한 일을 살뜰히 챙기는 것은 상대방의 마음을 얻는 지름길이다. 의도적이던 그렇지 않든 간에 이런 기회를 활용하는 것은 인맥관리의 기본이다. 


10.   인맥은 관리의 대상이 아니다: 지금까지 인맥관리에 대해 열심히 설명해 왔다. 그런데 뜬금없이 인맥이 관리의 대상이 아니라니? 그렇게 말하는 이유는 인맥이란 억지로 연결하고 관리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만들어지고 유지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인맥이란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나타내는 내 인격의 거울과도 같다. 사람을 뜻하는 인(人)이라는 한자는 두 사람이 서로 기대고 서있는 모습을 하고 있다. 이 형상은 서로 신뢰하고 의지하면서 더불어 살아가는 모습을 상징한다. 또 맥(脈)은 기운이나 힘을 뜻한다. 다시 말해서 인맥(人脈)이란 함께 인생길을 가는 사람들 간의 유대관계의 힘이 얼마나 강한지를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여기서는 무엇보다 근본 바탕이 중요하다. 내가 상대방에게 충분히 신뢰를 얻을 수 있는 진정성 넘치는 사람이라면 인맥은 자연스럽게 생성되고 확장된다. 인맥관리를 잘 하고 싶다면 먼저 스스로를 관리하는데 힘을 쓰도록 하자. 


요람에서 무덤까지 타인들과 복잡다단하게 얽히고설키는 우리네 삶에서 독불장군으로 산다는 것은 불행과 재앙을 부를 뿐이다. 더불어 성장하겠다는 마음가짐을 갖고 조화와 균형으로 인맥을 이루어나갈 때 세상은 좀 더 살아 볼만한 곳으로 변화해 가지 않을까? 

매거진의 이전글 토크 원칙 세우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