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가족과 살며 생기는 반짞이는 파편들
어떤 슬픔은 참 오래 갔고 깊이 들어왔다.
언제나 떠오르면 물 속에 잠기는 그런 기억들이 사는 동안 몇 개가 있다.
그 날이 그랬다.
그 날, 새벽 4시 아내의 전화기에 문자 알림 소리가 났다.
'어머니 소천, 연락바람- 셋째오빠'
문자를 본지 5분도 채 지나지 않아 내 전화로 전화가 왔다.
장인어른의 떨리고 가라앉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김서방이냐? 니 장모 돌아갔다.
애한테 놀라지 않도록 잘 말해라. 급하게 올 거 없다."
아직 혼자 계신단다. 대학병원 장례식장에, 평생을 같이 살았던 아내와 단 둘이.
다들 멀리 살고 있어 오는데 시간이 좀 걸린다고...
- 괴롭고 두렵다. 그리고 마음이 아팠다. 장모님의 소천도 그랬지만
중증에 신경과 환자인 아내에게 이 소식을 어떻게 알려야할지도.
아내는 쇼크를 받으면 재발하거나 병이 심해진다.
이런 저런 생각들에 새벽이 밝아오는 동안 잠을 못 이루었다.
'...나중에 아내가 먼저 세상을 떠나고 나 혼자 남으면
지금과 비슷할텐데, 그 빈자리의 적막한 심정을 잘 견딜 수 있을까?
사는 것의 여리고 허무함이여!'
"하늘이여!
제게 용기를 주시고 장인어른과 아내를 위로해주소서!"
몇 번이나 기도를 하고
온갖 조치를 하고(미리 밥도 먹이고 약도 먹이고)전했다.
그래도 듣자마자 펑펑 눈물 흘린다. 왜 안 그럴까만...
슬픔 – 속에서 생기는 어두운 그늘, 밝은 바깥으로 나와야 사라지는 감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