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기도 65 - 내게 있는 많은 것들

by 희망으로 김재식

‘내게 있는 많은 것들’


지금 사는 아파트의 임대계약을 다시 2년 연장하면서

아픈 아내가 없으면 지금의 자격이 유지 되지 않아

1년의 대기 시간 안에 집을 비워줘야 한다는

LH 자격 안내문을 보게 되었습니다


어쩌면… 아내만이 아니라 나도 예상보다 더 빨리

이 땅에서 떠나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는

그런 생각이 불쑥 들었습니다.

환자인 아내의 짐이 많은 둘이 사는 살림에서

혼자 사는데 꼭 필요한 만큼으로 줄였다가

다시 그것마저 모두 정리하는 그 날이 오겠지요

대충 보아도 지금 가진 많은 자질구레한 살림들이

그 어느날 우리아이들중 누군가에게 일거리만 된다는

민폐거리임을 느끼고 짐을 미리 줄이기 시작했지요


아내가 희소난치병이 발병하고 집도 팔고 떠돌면서

정말 가진 것이 없이 다 버렸다고 생각한 지난 세월인데

그럼에도 치우고 나누고 없앨 것이 너무 많았습니다

평생 가난하여 아무 것도 없다고 민망하며 살았는데…

전혀 그렇지 못한 것을 실감했고 더 민망했습니다


버리지 못하는 최소한의 욕심은 결코 적지 않았습니다

가난하다고 풀죽은 마음도 틀렸었고

가벼워서 바람처럼 떠날줄 알았던 것도 착각이었습니다

사실은 고난을 통과하며 죽을 것 같다던 동안에도

참 많은 걸 받으며 누리며 살았습니다.

정작 나만 그 사실을 몰랐고 감사하지 않았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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