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의 기억 99 - '꽃의 별'

아픈 가족과 살며 생기는 반짝이는 파편들

by 희망으로 김재식

땅에서 별이 반짝인다.

꽃은 땅에서 솟아나는 별이다.


막힌 둑에 노란 불이 켜졌다

개나리가 환영하며 부르는 손짓이다.

자꾸 바라보니 붉어졌다

차마 수줍고 부끄럽다고 얼굴이 통째로


봄이 곳곳에 나타난다.

숨었다가 불쑥 놀래키면서

세상의 땅은 아직 춥고 외로워도

하늘의 봄은 열심이다

땅에 별을 뿌리고

막힌 담에 노란 수건을 두르고

미소를 잃지 말라고 홍조를 띠면서


그래서 봄은 생명의 계절이다.

살려내는 계절!


꽃보다 아름다운 꽃 중의 꽃은 사람이다.

봄이 죽음에서 살려낸 아내

꽃의 향은 하나의 계절에만 퍼져가고

꽃의 아름다움은 해가 나면서 시작하지만

아내는 살아 있는 내내 눈물로 키운 향기가 난다.

살아남은 아름다움은 밤에도 겨울에도 보인다.


꽃의 별 – 고난의 강을 건너는 사람들에게 힘주는 투병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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