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날과 함께 동행한 말씀
밝아지면 자꾸 드러나는 내 안의 포장지들
월.
"나중에, 조금만 더 나중에..."
주님을 따라 사는 것도
범사에 감사하는 것도
많은 약속들을 믿어주는 것도
부디 그렇게 말하지 않게 해주세요.
(1992년 소말리아를 방문한 오드리햅번)
화.
떠들면서 걸어야
잘 가는 것이 아님을,
조용히 걷는 것이
오히려 길 잃지 않고 가는
지름길임을 알게 하소서
수.
외로워 흔들리는 사람을 스치면서도
마음만 보내고
꼭 필요한 것도 모자란 사람 앞에서도
마음만 보태고
같이 가자 이렇게 살자는 당신에게도
마음만 따르고
‘마음만...’
이제는 안 그러고 살게 해주세요.
(1인 시위중인 장애인의 뒤에서 우산을 받쳐주는 경찰)
목.
“내가 다 했어!”
“나는 아무 것도 아니야...“
당신 앞에서 이 둘 다 옳지 않음을
둘 다 사랑스럽지 않음을
날마다 잊지 않고 살게 해주소서.
금.
‘내 짐이다!’ 놓지 못하고 살았는데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 내게로 와라!”
듣고 보니 그거 내 짐 아니고 하나님 짐이었네요.
‘내 짐 아니다!’ 밀어내고 떠넘기고 살았는데
“누구든지 자기 십자가 지고 따라오라”
알고 보니 그건 하늘이 지라고 준 짐이었네요.
부디 어긋난 순종, 잘못 이해한 거 바로잡아주세요
토.
내가 나를 가둡니다.
‘이렇게 타고난 걸, 난 안 돼...’라고,
또 내가 당신을 가둡니다.
‘믿으면 뭐든지! 빵 대신 돌을 주겠어?’라며
당신 안에서 나는 무엇도 되고
내 안에서 당신은 뭐든지 하시는데
부디 우리의 만남이
우리 서로를 자유하게 하소서!
일.
슬픔 때문에 당신이 보였는데
이제는 당신 때문에 슬픔이 보이네요.
그 속에서도 동행하는 사람이 있고
또 사랑하며 사는 사람도 있음을 봅니다.
한마디 공치사도 않고 하늘에서 오는 은총
고단할수록 감사하기 좋은 하루임을 느낍니다.
오늘처럼 내일도 그런 날 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