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은 꺼내고 추억은 담고 1 - ‘발은 내딛어야’

여행! 그 영원한 설레임

by 희망으로 김재식


늦은 밤 작은 창 바깥으로 공항의 야경이 보였다.
사선으로 기운 도시의 불빛들,
사실은 비행기가 사선으로 이륙하는 중이다.

내 중심의 시선이
늘 세상을 기울게 보는 습관처럼 사진도 그러하다.

오늘은 되고 내일은 안되는 것
무엇들이 있을까?
그 많은 것 중의 하나,
떠남!

어쩌면...
자꾸 주저앉는 무기력을 떠나는 것.


5시간을 날아서 도착한 곳
낯선 나라 낯선 밤
짐을 내려놓고 고단함도 내려놓았다.

어디를 가도,
언제라도 따라오는 불가사의 동반자 - 허기.

죽기전에는 결코 떠나는 법 없는 식욕을 달래야한다.
이 노동이 사는 기쁨으로 느껴져야 행복해진다던가?

읽을 수도 없는 설명서가 쓰여진 컵라면.
문 밖은 지금 온통 읽을 수 없는 낯섬들이 포위하고 있다.



사람들은 이상하다.
평생을 낯설음에서 벗어나려 애쓰다가
때론 익숙함이 지겹다고 못견딘다.
그 대상이 사람이든 일이든.

오늘 여기, 이 낯설고 넉넉하지 않은 외로움이 좋다.
눈물이 나도록...




여기는 남의 나라, 육첩방은 아니지만 낯선 식당
구경도 처음 하는 음식들이 주욱~ 늘어져 있다.
담은 그릇도 처음 보는데 담긴 건 당연 처음.
문득 기억 하나 떠올라 아쉬움으로 스친다.

'걸핏하면 된장에 김치를 내밀던 돌아가신 울 할머니,
이런 음식은 한 번 먹어보지도 못했네...'

호호깔깔! 한가족이 몰려와 웃으며 줄지어 담아간다.
십중팔구 여러번 먹어본 경험치가 풍겨난다.
필시 이 메뉴에 저 가족들의 추억과 사랑이 차곡 베였을게다.



어릴적 바쁘게 나가고 들어오던 틈새로 허기를 채웠었다.
접시에도 담기고 후라이판에 통채로 먹기도 했던 빨간 떡볶이며,
양쪽 끄트머리만 낼름 먹어대던 심심한 내용물의 김밥도 있었다.
그 음식들을 세월이 숙성시키니 다 그리움이 되었다.

맛일까?
멋일까?
눈물일까?
웃음일까?

이름도 모르는 음식에서 조차 김처럼 피어나는 그리움
침과 함께 당겨지는 이 식욕의 근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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