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아버지가 있다

by 희망으로 김재식


둘째 아들이 쓰러졌었다.
군대를 제대하고 나와서 취업과 자생의 길을 찾다가
달랑거리는 주머니 돈을 다 털어 공무원시험을 준비했다.
하지만 단 한번만 시험볼 기회에서 성공하기는 쉽지 않았다.
100% 가 아니면 0% 실패가 되는 딱 한번의 응시였으니...
아이는 지쳤다.
최소한의 생활을 할 돈도 떨어지고 의욕도 바닥났다.
그러니 자포자기한 생활이 20대의 건강마저 삼켜버렸다.
가족이 밥 먹으러모였다가 졸도를 하고 식당에서 119를 불러 응급실로 갔다.
다시 살 의욕을 가지려면 뭘 해줘야 할까?
이 아들을 위해 오랜 병원살이 무일푼인 내가 뭘 할 수 있을까?
그래도 뭔가 해야만 했다.
더 방치하면 생명이 안전하지 못하고 다시는 못 볼지도 몰랐다.
몇번이나 긴 이야기를 나누고 간신히 한두가지 할 일을 붙잡았다.
나를 위해서는 한번도 돈 빌려달라는 말을 안꺼냈었다.
그냥 도와주는 돈은 받을수밖에 없었지만.
그러나 아들을 위해서는 돈을 빌려야 했다.
손을 내밀었다. 갚을 계획을 세우고 필요한 금액을 말했다.
정말 고맙게도 여러 사람이 보내주셨다.
영수증이나 현금보관증 상환각서 뭐 이런거 한장도 없이.
아들도 잘 이행을 했다. 그 고마운 분들의 마음을 보답하기 위해.
다행이 고시원에서 버틴 교육을 마치고 컴퓨터프로그래머로 취업이 이어지고
빌린 돈을 갚을 수 있었다. 딱 한 분만 기어이 사양해서 못 드렸고.
아들이 무너지고 벽앞에서 주저앉으면 아버지는 일어나야하고
아들이 좌절하면 아버지는 기운을 내서 뭔가를 해야한다는 걸 알았다.
내가 아내의 청천벽력 희귀난치병으로 가정이 쓰나미 당했을 때
나의 하나님 아버지가 팔을 걷어부치고 도울 사람들을 동원하셨던 것처럼.
지금도 하루 건너 절망감에 숨 막히면 여전히 어딘가를 뚧어 길을 내듯.
다행이다. 고맙다. 내게도 아버지가 계셔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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