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 이름도 성격도 모르고 당연히 어디 사는지도 모른다.
그곳이 무슨 마을인지도 모르는데 사람을 알리가 없다.
그저 노래 부르기를 좋아하고 기타가 거기 있다는,
단지 그 이유 하나로 금새 어울려 키득거리고 사진찍고.
오래 익숙하게 살던 곳에서는 안그랬던 것 같다.
둘 셋만 모여도 마음에 안들게 말하는 이가 생겼고,
내가 하는 말이 무시 당해서 속상하기도 했다
나는 제자리인데 다들 너무 잘되면 샘이 나기도 했다.
아무도 서로를 모르는 낯선 곳에 오니 달랐다.
전혀 욕심이 나지않았다.
줄의 뒤에 서서 기다려도 화나지 않고
아무도 나를 알아주거나 쳐다보지 않아도 섭섭치 않았다.
그냥 듣기만 하거나 보기만 해도 편하고 재미있다.
이렇게 마음편할 수도 있는데...
그때 거기서는 왜 그렇게 예민하게 살아야했을까?
나 하나 너그러웠다면 더 잘 지냈을 수도 있었겠지?
본인들은 몰랐겠지만 그이들이 그립고 미안해진다.
장소 하나에도 성품이 달라질수 있다는 신기함
이 또한 여행이 주는 보너스다.
이 땅을 지나가는 지구별여행도 좀 편해지면 좋겠다!
"있잖아... 나 종종 어딘가 숨고 싶은 순간들이 있었어."
"나두! 아무도 보고싶지 않고 다 피곤하게 느껴질 때가 있었어"
"그럴 때면 나만의 공간 나만의 시간을 가지고 싶었는데...
그런데 그게 어디 쉬워야지 ㅠ"
"아! 그거, 좀 아쉽지만 언제든지 가능해!"
"어떻게? 그게 어디야?"
"화장실! 가능하면 가장 좋은 곳 미리 알아두면 더 좋지,"
맞다. 화장실!
혼자 울기도 쉽고,
너무 지치거나 밤 샌 경우는 거기서 잠시 잠도 해결을 할수있다.
우리 조상은 일찍 그런 지혜가 있어 그곳을 '해후소' 라고 했다.
고통을 해결하는 곳이라는 멋진 이름으로!
물론 신체적 고통을 더 염두에 둔 작명이지만 포함해서.
어쩌면 여행을 떠나 얻는 휴식도 그와비슷한 건 아닐까?
아는 사람 아무도 없고 할일도 없는 낯선곳에서 자유로이
일상에서 쌓인 무거운 짐을 솔솔 털어버리는 시간이.
뭐 눈물이 나면 울고 기쁘면 눈치보지 않고 폭소도 터뜨리고!
아주 쾌적하고 무지 큰 무공해 무독성 화장실! 흐흐
방해 받지않고 시간 쫓기지 않고 생각을 정리하는 유익한 기회.
"친구야! 좀 가벼워졌어?"
"응! 많이 비워서 그런가? 배고프다. ㅋㅋ"ㅏ
"가자! 밥먹으러!"
"바다야 고맙다~ 안녕!"
"천국과 지옥을 동시에 보는 느낌이야!"
"그러게, 신기하다. 어떻게 이렇게 다를 수 있지?"
"누가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찍은 사진이라고 믿겠어?"
"같은 건물을 위치만 조금 옮겨 찍었는데 하늘이 완전 달라!"
"사람만 이중인격이 있는게 아니네, 하늘도 이중성격! ㅋㅋ"
종교를 가지고 성전을 들락거리는 사람들에겐
자연, 특히 하늘의 변화는 참 많은 생각을 준다.
모스크 위로 펼쳐진 시커먼 먹구름 반쪽과 파란 하늘 반쪽,
늘 동시에 존재하는 천국과 지옥이 이와 비슷하지 않을까?
날마다 동시에, 혹은 번갈아 오가는 웃을 일과 울 일도 그렇고...
모스크를 빙 돌면서 보는 풍경은 어느 위치냐에 따라 달라졌다.
같은 장소에서도 시선이 어디를 보느냐에 따라 또 달라지고.
세상이나 사람이라는 대상은 다를까? 예외일까?
친구도, 가족도, 아무리 사랑하는 연인 사이라도 그럴 거다.
어떤 상황에서 어떤 시선으로 보느냐에 따라 다르게 보일수도 있다.
여행은 익숙해서 너무 당연해져버린 감각을 깨워준다.
보이는 게 달라져 생각하는 게 달라지고,
대하는 게 달라져서 돌아오는 반응도 달라지게 해준다.
돌아가면 비록 익숙한 자리, 사람일지라도 새롭게 살아봐야겠다.
굿! 여행이 안겨준 선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