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그 영원한 설레임
치킨만 반반이 있는 게 아니었다.
검은 먹구름과 파란 하늘이 반반인 노을이 눈앞에 있었다.
마치 기쁨과 슬픔이, 행운과 불행이 동시에 펼쳐졌던
내 지난 날들의 그림처럼.
사진의 이쪽 편 많은 여행자들이 난간에 몰려 웅성거렸고
제각각 방법으로 감상을 하느라 소란했는데 순간 고요해졌다.
정작 아무일도 아무 변화도 없었지만 내가 빠져버렸기에.
'교대로, 때론 동시에 견뎌낸 내 지난 세월도
저 반반의 노을처럼 아름다운 그림 하나가 될 수 있을까?'
편식하는 사람처럼 내 취향만 따지며 공연히 미워한 친구도 있었다.
그 모두가 내 삶의 귀한 한 퍼즐들이었는데 그것도 모르고...
그때는 몰랐는데 지금은 아는 것
지금은 후회하는데 어느 날은 또 반복하는 것
사는 일, 만나는 사람들과의 관계...
놓친 순간들 놓친 사람들을 떠올리는 동안
아름다운 노을이 조금씩 사라졌다.
이름이 '핑크사원'
이곳에서 만나는 사람과는 핑크빛 만남을 이루는 걸까?
친구와는 핑크빛 우정을, 연인은 핑크빛 사랑을!
설마 기도도 우중충 회색은 안되고 달콤한 핑크빛으로?
한 친구가 있었다.
부모님 사업마저 잘 안되어 살림마저 너무 가난했다
기껏 밥이나 가끔 사고 차비, 영화비 정도 대신 내주는 정도밖에 못했다.
친구는 그런 형편이 길어지면서 우울증이 왔던 것 같다.
사소한 일들에도 예민해지고 짜증을 내기 시작했다.
오해와 원망과 침묵이 친구와 나 사이에 반복되기 시작했다.
결국 도망쳤다.
적당히 핑계를 대고 멀리 간다고, 오래 못 볼것 같다고...
비겁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가시가 대못으로 자라기 시작했다.
그 대가를 톡톡히 치르면서 알았다. 그러지말았어야했다는걸,
차라리 힘들다고 정직하게 말하고 잠시 쉬더라도
자리는 지켰어야 했다는걸...
진작 이 사원을 알았다면 와서 연분홍빛 우정을 기도할걸
지금도 늦지는 않은 걸지도 모르지만.
친구야! 반갑다!
다시 옮겨가기 위해 비행기를 탄다.
낯선 곳에서 다른 낯선 곳으로.
여행지에서 또 다른 여행지로 이동한다.
겉으로는 모두 짐 들고 같은 비행기를 타니 같아 보이지만
그중에는 목적지로 가는 사람, 출발지로 돌아가는 이가 섞여있다.
터미널이 돌아 오는 사람과 떠나 가는 사람이 늘 스치듯.
어떤이는 인생이 통째로 나그네요 여행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집과 여행지를 구분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출발지도 목적지도 모두 타향이고 경유지에 불과한 것을...
그럼에도 사람들이 여행을 노래부르며 안달을 내는 것은
단지 익숙해도, 낯설어도 못 견디는 성질머리 때문인지도.
집을 나서기위해 발버둥치다가 나가면 집 생각에 그리워한다.
가느라 오느라 일생이 분주하다.
그래도 우리는 어딘가를 오가며 에너지를 얻는다.
힘들때는 잠시 머무는 장소를 옮기기만 해도 스트레스가 줄고
객지에서 고단해질 때는 집에만 돌아와도 휴식이 되니까!
출발!
집에 가기전까지는 머무는 곳마다 에너지 창고다!
영원한 귀가길에 오르기전 만나는 먹는 것 보는 것 듣는 것,
그 모든 작은 감동들이 우리의 내일을 견디게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