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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망으로 김재식 Feb 23. 2021

어제는 연습, 오늘은 실전! 그러나...



<어제는 연습, 오늘은 실전! 그러나...>

아내는 30분마다 소변이 마렵다고 나를 불렀다
소변주머니를  후부터 5시간이나 계속했고 새벽1시까지
무려 10번을 커튼을 치고 소변을 빼야 했다.
겨우 150밀리 정도만 나오는데도 참을  없다고 했다
소변을 담당하는 방광신경에 이상이 생긴  같았다.
아내는 이번 항암주사를 맞고와서는 이전보다  힘들어 했다.
속은 울렁거리고 열이 올라 한밤중에도 옷을 벗을 정도로 땀이 났다
남들은 춥다고 히터를 틀고 이불을 덮어쓰는 겨울밤에
창문을 활짝열고 선풍기까지 틀어주고 나는 추워 웅크렸다
계속되는 여러 증상들 때문에 속상하고 지치고 화가 났다.
정말 이런 순간은 모든  싫어졌다.
환자이고 병으로 인한 증상인것을 알면서도 아내가 미워진다
마치 이틀을 밤새고 버스를 서서 가는 심정이다
졸리고 몸은 무너지는데 손잡이를 잡고 버티며 가는 느낌이다
 지독한 무거움 비틀림 참고 버티는 상황처럼...

사는 집을 재계약하면서 임대보증금 올려야한다고 통지가 왔다
관리비도 겨울이라 그런지 만만치 않게 나왔다.
우리가 실재로 살거나 안살거나 상관없이 부담해야하는 액수다
 달랑거리는 동전지갑같은 통장잔고를 쪼개고 돌려보고 한다
머리 아픈 시험지를 앞에 놓은 기분이다
 와중에 새로 들어온  환자와 적응하느라  고생을 한다
좁아지는 6인실 병실 공간과 공동사용 냉장고를  줄이며 
취향과 성격이 다른 낯선 사람과 씨름하고 부대낀다

이게  오늘 하루에 마주치는 시험장의 여러 과목같다
여기는 필기시험도있고 실기시험도 있고 어떤 대상은 전투같고
어떤 대상은 고문처럼 느껴지기도 하는 실전들이다
모든 사람들에게 어제까지는 
오늘이라는 실전을 위한 연습날 이자 예선전이다
내일이 온다면 오늘 또한 연습날로 포함되겠지만
내일을 맞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는  오늘이 마지막 날이고
어제까지 땀과 눈물로 쌓은 경험을 모두 동원하여
오늘 하루라는 최종 결전의 날을  살아내어야 한다
그래야 인생이라는  경기에서 진정한 승리를 하는 것이다
오늘 내가 맞이하는 시련과 버거운 상대,
나를 비틀거리게 하는 여러가지 일들은 힘겨운 경기종목이고 
연습한 날들을  살려서 상대해야하는 까다로운 대상이다

나이 들어간다는 것은 연습을 많이한 선수가 되는 것이다
지독히 슬픈 날과 지독히 아픈 날도 견디고  연습날
그동안 만난 많은 사람들과 숱한 경우들은 예선전이었다
오늘이라는 하루를 상대하는데   수월하고 잘하라고
쌓고 쌓은 준비의 날들
그러나 연습도 길어지면 힘들고 추억도 무거워 지는가 보다
문득 사도바울선생님의 말씀이 생각난다
날마다 푯대를 향하여 달음박질하신다는 말씀
 여러날의 오랜 달음박질은  나은 연습량이되었을까?
아님  달리기로 점점 지쳐가는 날이었을까?
하루도 힘든 삶을 살때 문득 몰려오는 생각들이다

[형제 여러분, 나는 그것을 이미 얻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가지 일만은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뒤에 있는 것은 잊어버리고 앞에 있는 것을 잡으려고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하나님이 위에서 나를 부르신 부름의 상을 얻으려고 목표를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 빌립보서 3 13,14 현대인의성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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