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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망으로 김재식 Mar 29. 2023

길에서 배우는 것


‘길을 나서면 알게 되는 것’


길을 나서서 걷다보면 자주 확인하게 되는 것이 있다

발 아래만 쳐다보며 걷다가는 길을 잃게 되고

멀리만 바라보며 걷다가는 헛디디거나 돌부리에 걸려

넘어질 수 있다는 사실이다

수시로 발 아래와 먼 발치를 교대로 살피며 걷거나

발 아래를 살피며 걷다가 자주 멈추고

가야할 방향을 제대로 가고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땅위의 길을 가는 것과

시간 위의 인생을 사는 것을 같다고 하는 경우가 많다

둘 다 길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그래서 사는 것도 길을 가는 것과 비슷하다

주변의 친구와 이웃만 따라 살다가는

어느 날 ‘내가 왜 여기 와있지?’ 그럴 수 있다

그렇다고 자기 생각과 목적지만 주장하며

가까운 곁의 사람들과 늘 충돌이나 갈등을 겪으며

살다가는 먼신창이나 홀로 목적지를 가고 있을 수 있다

가는 과정도 행복하고 맘이 편치 않으면

그 길은 지옥과 같을 수 있고 괴로울 것이다


자기 소신과 목적지를 늘 바라보고 포기하지 않으면서도

가까운 이들과 조금 잠시 돌아가는 것도 허용하며 살아야

독불장군 홀로 외로운 길 가기를 피할 것이다

누군가와 같이 가면 위험한 순간이나 슬플 때도

잘 견디며 서로 힘이 되어주고 멀리까지 갈 수 있을 거다


길을 걷는 것은 살아있기 때문이다

고인 물이 썩고 구르는 돌에는 이끼가 끼지 않는 것과 같다

생각이든 행동이든 멈추고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은

죽은 존재와 다를 게 없어서 희망도 기대도 없어진다

우리는 성공하지 못하고 도착하지 못하는 길은 견뎌도

희망도 기대도 없는 굳어진 삶은 견디기 힘들다

그래서 오늘도 주변의 사랑하는 이들과

호흡을 조절하고 걸음 속도도 맞추며 길을 간다

물론 아주다른 반대방향을 향해가는 이들과

같이 걷는 일은 받아들일 수 없다

그것은 걷는 의미와 의욕조차 죽이는 잘못된 출발이기 때문이다

조금 돌아가고 조금 기다려서 같이 갈 수는 있지만

아주 다른 목적지를 가진 사람과는 같이 못간다

그러나 내 능력과 재능으로는 쉽지 않은 일이어서

그 분별하는 지혜와 선택하고 결심하는 용기도

날마다 하늘에 기도하며 한걸음 하루를 살 수밖에 없다

그것이 나의 신앙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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