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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망으로 김재식 Apr 03. 2023

감당하기

그저 기도 78 - 감당하기


다른 사람들과 대화를 하는 중에

종종 유혹을 받습니다

뭔가 내 욕심을 더 채우는데 보탬이 된다면

조금만 더 포장해서

조금만 더 유리하게

마음에 없는 말이라도 하고 싶은 충동을…


그러나 길게 살아오는 동안 얻은 경험으로

그 충동을 멈추고 마음을 추스릅니다

당장은 이익이 되지 않아도

당장은 화려하지 않아도

당장은 감동을 주지 못해도

진실을 바탕으로 거짓없이 있는 그대로

말하는 것이 늘 나중에 아무 사고도 없고

다리 펴고 안전하게 잊고 지내도 되더라는

기억을 떠올리기 때문입니다


마음에 없는 말을 무슨 이유에든지

부풀리고 꾸미고 사실 아닌 바탕에 하고나면

언젠가 어느 순간에는 꼭 문제가 되었습니다

그 말과 분위기를 기억한 상대는 어느 순간

무심코 본심을 보인 사람에게서

변해버린 듯한 태도와 마주치게 됩니다

그러면 배신감을 느끼거나 속은 감정이 듭니다

뭔가를 얻을 작은 욕심이나 계산된 목적때문에

혹은 단순한 내편만들기 차원에서 한 말이라도

다른 시간 다른 장소에서는 결국은 잊게 됩니다


그래서 말할때마다 이런 심정을 가져봅니다

법정에 손을 들고 선서할 때의 내용과 마음입니다


‘양심에 따라서 숨기지 않고

사실대로 말할 것을 다짐하며,

만일 거짓된 내용이 있다면

위증의 벌을 받겠습니다!’

라고 속으로 외우며 유혹을 뿌리칩니다


그 결과는 대부분 후회가 없었습니다

말하는 당장은 좀 얻는 것이 없더라도

말하는 당장은 큰 환영을 받지 못하더라도

사실을 바탕으로 말하는 것이 좋았습니다

정히 마음이 내키지 않거나

서로가 불편해질 염려가 예상된다면

차라리 그냥 침묵하는 편이 나았습니다


가장 가깝다고 생각하는 가족에게도

당장 편하자고 마음과 다른 말을 했다가

나중에 스스로 발목을 잡는 나의 말과 태도때문에

곱절로 당황스러운 서운함과 갈등이 생기고

원망의 불씨로 돌아오는 경험을 했습니다

꼭 가족이 아니더라도 남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웃이나 직장 동료, 교인들 사이라도

때와 장소에 따라, 상황에 따라 다른 말을 하는 것은

대부분 이전의 말이 정직하지 않았을 경우입니다


정직하거나 침묵하거나!

늘 마음이 한결같이 남을 대할수 있기를

그래서 법정에서 손들고 선서하는 심정으로

일상을 변함없이 감당하고 싶습니다


2023.4.3 맑은 고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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