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엄마의 마음이란 무엇일까.
무의미한 모임을 줄여나가는 중이다.
원래 모임이 많지도 않았지만
술을 마시는데 유쾌하지 않거나
술값 내기 아까워진 모임을 정리하는 중이다.
그 에너지를 가족들에게 쓰기로 결심했다.
(결심 씩이나 했다.)
퇴근길 맥주를 습관적으로 샀었다.
나이가 들면서 맥주라는 것이 그다지 맛있지 않아졌는데도
빈손으로 집에 들어가기 허전해서 맥주와 오징어를 샀었다.
술을 줄여야겠다고 새해 다짐을 하고 나서는
부모님이 드실 음식을 사가는 날이 많아졌다.
어제는 굳이 사 오지 말라는데도 '홍어회무침'을 사 가지고 집에 들어갔다.
집에 들어갔더니 심상치 않은 분위기가 감지됐다.
"아프다고 할 거면 차라리 하지 마!"
아빠의 큰소리가 대문 앞까지 흘러나왔다.
유방암 수술 후 왼쪽 팔 통증에 시달리는 엄마는 이날도 자식들 먹인다고 꼬막을 까고 계셨다.
꼬막은 만원 어치라고 했다.
내가 사들고 간 '홍어회무침'은 3만 원짜리였다.
엄마가 말했다.
"나는 꼬막 만원 어치도 비싸서 속이 쓰리 고만"
음식을 사 가고 싶을 때마다 차라리 그 돈을 모아서 용돈으로 드리는 게 나을까?
아빠는 10년 전 은퇴하셨다. 자식들이 주는 많지 않은 생활비와 용돈으로 생활하고 계신다.
사실 따지고 보면, 자식들이 주는 생활비는 다시 자식들에게 돌아간다.
엄마는 암투병 1년이 지나자 다시 식당 일을 시작하셨지만 몸상태가 여의치 않아 쉬는 날이 더 많다.
일 하지 말고 건강관리하시라고 해도 '집에 있으면 답답해서 못살아' 라며 굳이 일을 나가신다.
돈 때문이다. 자식들에게 짐 지우기 싫어서.
'몸이 맘같지 않다'며 '눈물이 핑 돈다'는 엄마의 메시지를 받은 적이 있다.
만 원짜리 '꼬막'과 3만 원짜리 '홍어회무침' 사이에서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아니 무엇을 하는 것이 맞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