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민주화를 위한 투쟁, 권력에 의한 무력화

by 김필필

정치의 민주화와 더불어 우리 시대에 반드시 이루어야 할 경제민주화... 부의 재분배와 공정한 거래, 기업과 노동자, 국민과 국민이 서로 협력하여 이룩하는 경제민주화는 그 중요성에 비해 사람들의 바른 인지와 의지가 부족한 편이다. 대기업이나 권력자의 경제적 횡포를 눈감아주거나 입으로는 부의 재분배와 경제 민주화를 촉구하지만 여전히 대기업의 물건을 선호하거나 별다른 행동이나 실천 없이 말뿐인 경우가 허다하다. 나 또한 부끄러운 입놀림뿐이니 할 말이 없긴 마찬가지...


우리가 이루어야 할 경제민주화의 몫... 우리 아이들인 다음 세대에 대한 의식교육 또한 당연히 중요한 당면 과제가 아닌가 싶다. 그리하여 난 시도하였다... 30개월 아들을 대상으로.... 경제는 함께하는 것이고 부는 공평하게 재분배되어야 하며 물건은 나누어 갖는 것이다....라는 도덕적, 이상적 관념을 심어주기 위해....


휴일을 맞이한 며칠 전.... 차분하게 소파에 앉아 책을 읽고 있었다. 연필을 들고 - 보통 책 읽으면서 밑줄 긋는 버릇이 있어 - 발을 까딱이면서 콧노래도 가끔 흥얼거렸더랬다.


30개월 아들은 옆에서 나름의 유희를 즐기고 있었다. 퍼즐과 동화책과 갖가지 장난감들을 이리저리 어지럽히면서..... 원하는 모든 것을 가지고 있으며 더 원할 때는 부모라는 힘없는 노동자나 할아버지, 할머니라는 순진무구한 국민을 닦달하여 더 많은 장난감이며, 책이며,,, 모든 것을 거머쥘 수 있는 막강 권력자.... 가진 자...


그의 눈에 띈 것은 그가 가진 것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하찮은 연필 나부랭이.... 하지만 원래 가진 자에게는 나부랭이 같은 것이 오히려 희귀한 것이지 않는가. 욕망에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나에게 다가와 낚아챈다.. "재유 꺼!!"라는 말만 남긴 채.... 씩~~~ 살인미소 한방이 그가 치른 연필 값이었다.


내겐 정말 소중한 연필이었기에 - 그 당시에 정말 중요한 구절이 있어 밑줄 긋는 도구가 절실하였던 찰나였으므로 - 당황과 황당 과 놀람 속에 권력자, 가진 자에게 애걸한다. "엄마 줘~ 엄마 요것만 빨리 하고 놀아줄게~ 착하지~"


........ 묵묵부답...... 아무 일 없는 듯 자신의 영역으로 돌아간다.


확 뺏어버리면 성격 나빠질까.... 어르고 달래며 감언이설로 속이면 꼼수 배울까.... 내버려 두면 욕심이 끝이 없어질 것 같고... 전전긍긍....

'그래! 이 기회에 물건은 나누어 가져야 한다는 걸 가르쳐야 해!! 필요한 사람에게 필요한 물건을 줘야지... 혼자 다 독차지하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이것이 그래... 바로... 경. 제. 민. 주. 화!!'


그때 나는 열린 교육자였고, 트인 엄마였으며 몸으로 교육을 실천하고자 하는 패스탈로치였다....


그냥 바로 주라고 하면 줄리 만무.... 우선은 물물교환부터!!


연필과 비슷한 레벨로다가.... 굴러다니는 지우개를 가져다가 아들을 꼬신다. 이거 재밌는 거야~~~~ 지워지고.... 던져도 되고..... 모양도 예쁘네~~~ 연필은 엄마가 필요하니까 우선 주고... 요걸로 놀아보자~~ 다른 것도 많이 있잖아~ 엄마는 하나도 없네~~~


오호라.... 효과가 있나? 아들의 눈이 더없이 반짝이고... 지우개를 향해 환한 미소를 머금고 성큼성큼 다가온다...... 그렇다..... 엄마의 희생과 봉사로 실천하는 교육이야말로 진정한 교육이 아닐까... 게다가 그 어렵다는 경제교육을 성공하는 거다...... 아흐~~~~ 사랑한다... 아들~~~


"다 내 거~" 획~~~

1_47.gif


.... 이미 지우개도 권력자의 손에 넘어갔다... 뒤도 돌아보지 않고... 이번에는 상콤한 미소도 없다. 그는 여전히 많이 가지고 있고 더 가지길 원한다.....

아~~~ 경제민주화는 이리도 어려운 것이란 말인가....

하지만......

불굴의 의지로 아들을 계몽하고 교육하여 반드시 이루어내리라!!!

비록 짧았지만 강렬했던 경제민주화 투쟁은 권력자가 너무 어린 관계로 무력화되었지만...... 우리 아들이 커가는 세대에는 반드시 이뤄져 합리적이고 평등하고 민주적인 사회가 도래하길 바란다.

이전 02화너는 왜 매일 뭘 하는 거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