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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ff Kang May 16. 2019

직장 생활의 스킬 - 영업편 (1)

영업의 神 을 만나다. 

어느덧 직장생활을 시작한지 15년이 지났다.

대학 재학중 시작한 영업직을 6년, 소프트웨어 품질검증 업무를 9년째 해오고 있다.

소규모 대리점 영업사원, 대기업의 품질관리자 그리고 지금은 스타트업의 품질 담당자가 되기까지 다양한 직장에서 신기하게도 롤모델이 되어주거나 멘토가 되어주던 선배들이 하나씩 있었다. 


15년의 직장생활을 돌아보니 새삼 그 선배들이 고맙게 느껴지기도 하고 

나 또한 누군가에게 그런 선배가 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하며 그분들에게 들었던 조언들을 글로 옮겨 적어보고자 한다. 


영업의 神


많은 대학생들이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을텐데 나 역시 대학시절 학비와 교재비등으로 수업 후엔 항상 아르바이트를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던 중 어머니 지인이 운영하시는 인테리어 자재 대리점을 운영하시는 대표님으로 부터 바닥재 창고 운영을 맡아보지 않겠냐는 재안을 받았고, 작은 고민 끝에 학교 생활과 직장생활을 병행하게 되었다. 


바닥재 (장판, 타일, 마루등) 창고 관리를 하는 업무로 직장생활을 하게 되었는데 그 업계에선 소위 '창고장' 이라고 불리웠다. 창고장 생활은 크게 어렵지 않았다. 자재의 입출고 관리 및 재고 관리가 전부였는데 몸을 많이 써야했지만 업무적으론 힘들게 없었다. 


창고 관리를 같이 하던 '박과장님' 이라는 분이 계셨는데 이분이 술자리에서 말한 본인의 작장 생활 철칙이

'내가 맡은일만 한다'  였다. 그리고 그 철칙을 항상 잘 지키는 분이었다. 주어진 일에 대해서는 차질없이 진행하지만 절대 업무 개선을 위해 노력하지 않고 빨리 끝낼 수 있는일도 일부러 시간에 딱 맞추어 일을 했다. 

같이 일하며 그런 부분에 대해 개선하자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지만 그런 경우 대부분 둘의 의견 충돌만 확인했을뿐 개선되는일은 없었다. 


그렇게 창고 업무를 하게 된지 3개월차에

벽지 파트에서 긴급 배송건으로 벽지를 1롤 배송해달라는 부탁을 받게 되었고, 처음으로 혼자 회사 트럭을 몰고 나가 벽지를 소매점 (지물포)에 배송하게 되었다. 


단순한 배송 업무였고 바닥재 배달도 과장님과 몇번 가본적이 있었지만 혼자 회사차로 소매점에 배송을 나가는일은 처음이기도 했고 답답한 창고에서 나와 바람을 쐴 수 있다는 점에 약간 설레였던것 같다. 소매점에 도착해서 웃는 얼굴로 친절히 가져다 드렸고 벽지 1롤을 급히 부탁해서 미안하다는 소매점 사장님 말씀에 웃으며 진심으로 응대한것이 업무 포지션을 바꾸는 계기가 되었다. 


소매점에서 날 새로온 신입 영업사원으로 생각하셨는지 날 담당영업사원으로 지명하셨고, 사장님께선 창고 관리만 하기 무료하니 가끔씩 소매점에 나가 차라도 마시고 오라며 그 소매점을 내 담당으로 변경해버리셨다. 

그렇게 회사에서 그리 멀지 않은 거리에 있던 그 소매점은 내 첫 거래처가 되었다. 


하나뿐인 거래처이지만 '내 거래처' 라는 생각에 벽지에 대해서도 공부를 하게 되었고 자연스레 벽지 파트쪽에 이것저것 물어보러 가는일이 잦아졌다. 그러면서 '장과장' 이라는 벽지 영업계의 찬란하神 선배를 만나게 되었다. 


장과장님은 회사 영업사원중 소위 에이스라고 불리는 사람이었고, 월 평균 매출 2억으로 회사내 톱 매출의 영업사원이었다. 장과장님은 나와 같이 바닥재 창고 관리를 하시는 박과장님과는 절친한 친구사이였는데 둘의 직장 생활 마인드는 완전히 다른것이어서 그 두분이 절친한 친구라는게 지금도 쉽게 이해가 되지는 않는다. 


장과장님은 사내 매출 톱의 에이스인 만큼 항상 바쁘게 움직였다. 아침 8시에 출근해서 오후 9시~10시쯤 퇴근하는데 아침에 그날 배송할 자재들을 차에 싣고 나가서 오후 5시쯤 또 한번 물건들을 싣기 위해 들어오고 9시나 10시쯤 회사에 복귀해서 하루 영업에 대한 정리를 하는 바쁜 일과를 보내던 사람이었다. 


장과장님이 자재를 싣고 있으면 가끔 그의 송장(물품 배송장)을 확인해서 물건 싣는것을 도와드렸는데 일부러 도와주는것이 기특하셨는지 가끔 내 하나뿐인 거래처에 대해 물어봐주시기도 하고 거래처 응대 요령에 대해 조언을 해주기도 하셨다. 그렇게 장과장님과 조금씩 친해져 얼마후엔 퇴근전에 서로 담배를 피우며 하루 일과에 대해 이야기하는 형 동생 사이가 되었다. 


그렇게 창고 업무와 영업 업무 (비록 하나밖에 거래처가 없지만) 를 병행하기를 한달이 지났을 무렵, 사장님께서 회사 근처 2개 '동'에 대한 거래처 모두를 나에게 관리하도록 업무 포지션을 변경하셨다. 

놀랍게도 내 하나뿐인 거래처가 회사 거래처 중 상위 1% 안에 드는 매출을 보여주었고 (아마도 거래처가 하나뿐이라서 매일 틈날때마다 방문했던 이유가 큰 듯 하다) 사장님은 회사에서 가까운 거래처는 모두 나에게 맡겨도 좋을것 같다는 결론을 내리셨다고 하셨다. 


바닥재 창고 업무는 내려놓았고 대신 벽지에 대해 좀더 자세히 공부를 하라며 벽지 창고의 관리 업무도 병행하게 하셨다. 벽지 창고쪽은 따로 창고장이 없었고 모든 영업사원이 출근시간이나 퇴근시간에 조금씩 정리해가며 공동으로 관리하는 시스템 이었다. 이렇게 업무 포지션이 변경되면서 본격적으로 장과장님에게 영업에 대해 배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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