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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석주원 Dec 14. 2022

기정학 시대의 필수요소
게이미피케이션

Gamification_column_077

과거 세계의 권력 구도는 지리적 위치가 국가의 흥망성쇠에 큰 영향을 주는 지정학의 시대였다. 요즘의 세계는 매일 보는 뉴스에서 자주 헤드라인을 장식하는 미국과 중국의 기술 패권 경쟁을 중심으로 기술의 힘이 세계의 운명을 결정하는 기정학의 시대로 빠르게 나아가고 있다.


빅데이터, 인공지능을 비롯한 차세대 정보통신기술과 바이오 생명공학 기술부터 완전자율주행과 청정에너지까지 부침은 있겠지만 분야별로 끝없이 발전하고 있고 그 과정에서 각 국가는 치열한 경쟁을 이어 나가고 있다. 과거 먼 미래라고 불리던 모든 것이 현실로 들어오는 중이다.


대부분의 영역에서 새로운 기술이 빠르게 대체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과정에서 폴란드가 자국의 구형 무기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하고 새로운 최신 무기체계를 한국에서 도입 및 구매했다. 신규 무기체계의 원활한 운용을 위해 폴란드 군에 대한 교육이 국내에서 진행 중이기도 하다.


아무리 최신의 무기 체계이고 새롭게 도입된다고는 하지만 물리적인 교육이 필요한 상황이다. 기정학의 시대가 가속화될수록 지금보다 더 많은 새로운 형태의 체계와 형태가 국방 분야뿐만 아니라 세상을 아우르는 모든 산업의 영역으로 더욱더 확장되어 갈 것은 자명한데도 말이다.


물론 최신기술의 도입과정에서 별도의 교육과 훈련이 필요한 것은 너무나도 당연하게 받아들여질 수 있다. 기정학의 시대를 외치는 대부분의 방송과 언론들을 살짝 돌아보면 대부분 하드웨어 형태의 기술 발전에 주목함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국방분야 말고도 반도체 관련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기정학의 시대에 최종적인 승부를 가를 부분은 소프트웨어의 영역에 있다고 확신한다. 특수 분야가 아니라 대부분의 인구가 더 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범용적인 영역에서의 서비스와 제품들이 대중적인 부가가치를 궁극적으로 창출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지정학 중심 세계관이 기정학 중심 세계관으로 바뀌는 것은 누적된 기술 발전이 불러온 숙명이다. 고정적 국가 위치가 중심인 시각의 지정학적 관점에서 언제나 변하고 발전하는 가변적인 기술이 중심이 되는 것이다. 이런 변화는 자연스럽게 새로운 시대적 관점을 불러오게 된다.


디지털 세계의 각 국가의 역량은 반드시 현존하는 영토의 크기에 비례하지 않는다. 오히려 각 국가가 보유한 디지털 역량이 세계 여러 나라와 사람들 속에 얼마나 더 다양하게 파고들어 모든 형태의 정보를 누적하고 향후 미래를 예측하여 각 분야의 수요와 트렌드에 대응하는가가 관건이다.


필요한 만큼 낭비 없이 지구를 위하면서도 모든 분야에서 생산과 소비의 균형과 효율이 자연스럽게 최적의 균형을 찾아갈 수 있을지도 모르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모든 과정에서 간과되고 있는 부분은 한 분야가 아니라 모든 분야를 아우를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융합 경험 체계이다.


새로운 무기를 도입할 때마다, 매번 처음부터 새로운 교육을 받는 것이 아닌, 새로운 제품을 사용 사용하는 경우마다 처음 보는 무엇인가에 대한 학습을 하는 것이 아닌 국적과 세대 교육 수준을 뛰어넘어 지구 어디에서나 누구나 모든 제품과 서비스를 바로 사용할 수 있는 경험 체계 말이다.


새로운 형태의 융합 경험 체계. 그 답의 시작은 콘텐츠에서 찾아야 한다. 애플과 구글의 디지털 스토어를 비롯한 수많은 플랫폼을 채우고 수익을 창출하는 중심에는 콘텐츠가 있다. 그리고 수많은 형태의 콘텐츠 중 이용자의 자발성과 활용의 확장성이 극대화되는 형태가 바로 게임이다.


당장 모든 산업에 게임의 문법을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다. 게이미피케이션으로 설명되는 게임화의 과정을 거친다면 모든 산업은 생산자와 소비자의 관점에서도 게임이 될 수 있다. 본질 이외의 것을 위해 여러 절차와 단계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본질 그 자체에 바로 적용되는 것이다.


사실상 모든 형태의 제품이 완성되면 바로 지구 전체에 판매되는 것이 글로벌 스탠다드로 향하고 있는 지금의 기정학적 사회에서 모든 제품과 서비스는 콘텐츠의 성향을 가질 수 밖에 없을 것이고 궁극적으로 콘텐츠의 최종 형태인 게임의 문법이 생산자와 소비자에게 기본이 될 것이다.


소비자는 콘텐츠가 없는 기술을 수용하지 않을 것이며, 콘텐츠는 수요가 없으면 개발되지 않는다. 

「 짐 사프란 」


By 한국게임화연구원 석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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