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세력을 폭력집단으로 매도한 문인들(명단)

1990년 1월 13일자 조선일보 광고

by 김주완

1990년 노태우-김영삼-김종필의 3당 합당을 열흘 앞둔 1월 13일 조선일보 광고면에 '90년대를 맞는 문학인의 결의'라는 성명서가 실렸다. "문학을 좌익이념의 시녀로 전락시키며 자유민주주의의 토대를 무너뜨리고 오히려 폭력혁명세력의 선전도구 구실을 하는 목적주의 문학집단을 배격한다"는 내용이었는데, 누가 봐도 당시의 '민중문학, 민족문학' 진영을 겨냥한 성명이었다.



성명에는 215명의 문학인 명단이 붙어 있는데, 모윤숙, 정비석, 홍성유 같은 꽤 유명한 문인도 있고, 경남과 연고가 깊은 문인들도 꽤 많다. 김춘수, 문덕수, 박재두, 박재삼, 설창수, 이광석, 이월수, 이중, 정목일, 추창영 등이 그들이다. 내가 모르는 경남 문인이 더 있을지도 모르겠다.


성명의 핵심 내용을 옮기면 다음과 같다.



<90년대를 맞는 문학인의 결의>


이 나라 정치인을 비롯한 국민각계각층은 오늘의 난국에 처하여 오히려 국론분열을 조장시키는 일부 시대착오적 불순세력의 준동에 접하여 시비를 분명히 가리는 소신을 보여 줄 때라고 보며, 우리 문학인은 자유민주주의의 앞날을 저해하고 나아가서 파괴하려는 미망에 사로잡인 북한공산집단의 앞잡이 세력들에 대응하여 자유체제의 정당성을 다시 밝힐 때라고 본다. 그리하여 예술의 독자성과 자율성을 짓밟고 문학을 좌익이념의 시녀로 전락시키며 자유민주주의의 토대를 무너뜨리고 오히려 폭력좌경세력의 선전도구 구실을 하는 목적주의 문학집단을 배격한다.

(중략)

오늘 이 나라가 당면한 전환기적 시련 앞에서 정치, 경제, 사회 전반에 걸쳐 종교, 언론, 문화 등의 모든 지도계층은 우리의 소중한 국가 기본질서인 자유민주주의 수호에 적극 앞장서서 국민을 계도하고 80년대와 같은 사회적 혼란과 정체를 극복하기 위해 불굴의 의지를 발휘하여 새로 밝아오른 90년대가 대한민국의 민주발전을 확고히 정착시키는 시기로 되어 민족통일을 앞당기고 번영된 조국을 후손들에게 물려줄 수 있도록 다같이 뜻을 모아 나갈 것을 국민 앞에 결의한다.


1990년 1월 13일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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