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노가다가 아닌 노동자로 삽니다
평범한 사람들의 살아온 이야기(생애사)를 좋아해서 종종 찾아 읽는다. 며칠 전 신문사 후배가 밥 먹자 하기에 나갔더니 이 책을 건넨다. 후배 기자 세 명이 함께 참여해 기록한 건설노동자들의 이야기였다. 아마도 이들의 삶을 기록한 책은 이게 유일하지 싶다.
나도 대학시절 방학 때 용돈벌이를 위해 꽤 여러 군데서 '노가다'를 해봤지만 평생 직업으로 삼기에는 끔찍할 정도로 힘들었다는 기억만 남아 있다.
책은 건설현장에서 노동조합을 하다 윤석열에게 '건폭'으로 몰린 열두 명의 이야기인데, 어린 시절 성장과정과 건설노동자가 된 과정, 앞으로의 꿈과 희망 등도 함께 담고 있다.
책을 읽던 중 한 여성 철근노동자의 고백에서 눈이 멈췄다.
"남편 옷 깨끗하게 다림질하고 아이들 옷 예쁘게 입혀서 학교 보내는 삶을 꿈꾸었죠."
이토록 소박한 꿈이라니… ㅠㅠ. 그랬던 그가 지금은 철근 위를 날아다니는 베테랑 기술자가 됐다.
"제가 원래 고소 공포증이 심해요. 도로 육교에 올라가도 가운데로 걸어야 할 정도였어요. 근데 높이가 2미터도 넘는 곳에서 외줄 철근을 타며 일해야 했습니다. 정말 죽기 살기로 올라갔어요. 지금은 철근 위에서 날아다녀요."
20년 경력의 노동은 그의 온몸에 상처와 골병을 남겼지만, 조금만 참자 다짐하며 이렇게 말한다.
"'열심히 살아줘서 너무 고맙고 미안하다. 애썼다.' 저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에요."
이런 기록을 남겨준 후배 기자들에게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