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으로 지역일간지 기자를 추천하지 않는 이유

by 김주완

가끔 대학이나 고등학교에서 '진로 특강'이라는 제목으로 강연요청이 온다. 모두 정중히 사양한다. 수 년 전 내 모교에서도 학과 후배들을 위한 진로 특강 요청이 온 적이 있는데 역시 사양했다. 최근엔 졸업식에 동문 대표로 축사를 해달라는 제안도 그랬다.


무엇보다 '지역신문(특히 지역일간지) 기자'라는 내 정체성이 지금 청년(청소년)들에게 모델이 될 수도 없을뿐더러 후배들에게도 이 직업을 권할 자신이 없기 때문이다. 거의 모든 지역일간지가 토호 또는 토호기업의 소유로 되어 있는 현실에서 '권력 감시'라는 언론 본연의 역할을 할 수 있겠나? 게다가 이들 신문 매출 또한 적게는 60%, 많게는 90%가 시군 등 지자체에 의존하고 있는데, 시장 군수를 제대로 비판할 수 있는 매체가 과연 몇 개나 될까? 기자가 소신껏 취재하고 보도할 수 없다면 월급이라도 많나?


물론 한 군데 예외는 있다. 바로 경남도민일보다. 대주주 없이 6200명 시민이 주인인 신문, 편집권 독립이 확실한 신문, 참여민주경영으로 경영상 주요 결정을 노사공동위원회에서 하는 신문이다. 그래서 비록 다른 곳보다 월급을 많이 주진 못해도, 적어도 기자의 열정과 소신을 꺾지는 않는다. 본인의 열정과 의지만 있다면 정말 멋진 기자의 꿈을 실현할 수 있다.(월급도 크게 열악하진 않다. 전국노동자 평균임금 정도는 된다.)


그래서 경남도민일보가 기자 모집을 하면, 전국에서 지원자들이 온다. 물질적 풍요가 아니라 기자로서 소신을 펼치고 싶다면 경남도민일보를 추천한다.

(이런 이야길 하면 되지 굳이 '진로특강'을 거부하냐고? '다른 데는 가지말고 경남도민일보만 가라'는 얘길 어떻게 하나.)


첨부한 사진은 <노가다가 아닌 노동자로 삽니다>(한겨레출판)라는 책 날개에 적힌 경남도민일보 기자 3인방의 작가 소개글이다.



"세상이 더 나아지기를 바라는 당신에게는 '동지'라 불리고 싶다."(김다솜 기자)

"소외된 사람들, 배제된 이들과 사회의 접점을 늘리는 사람이 기자라고 믿는다."(박신 기자)

"내가 쓴 기사 덕에 힘없는 사람들의 행복도가 조금이나마 올라갈 수 있다면 그걸로 만족한다."(최석환 기자)


이런 선배들과 함께 신바람나게 일하고 싶다면 지원해도 좋겠다.


* [채용공고] 2026 상반기 경남도민일보 수습기자

https://www.idomin.com/bbs/view.html?idxno=267349&fbclid=IwZnRzaAPhaERleHRuA2FlbQIxMQBzcnRjBmFwcF9pZAo2NjI4NTY4Mzc5AAEewFY-aTo86Smt3UNzXYFK1y6kcFQ8jELlmb-uP3geoR4xiedtutU5sm9AUes_aem_FG6m0n04a1f8P22wlaQ12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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