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마는 항쟁, 광주는 운동? 정명이 필요하다

차제에 역사용어 일관성 있게 정리해야

by 김주완

저도 소속돼 있는 단체(언론시국회의)에서 이런 성명을 냈습니다. 헌법 개정안에 '부마민주항쟁'과 '5.18민주화운동'을 담겠다고 하는데요. 부마는 '항쟁'이고, 광주는 '운동'이냐는 문제의식에서 5.18 또한 '광주민주항쟁'으로 정명(正名)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저는 적극적으로 동의하고요. 아예 역사용어 자체에 대한 전반적인 정명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3.1운동'을 영어로 표기하면 '쓰리포인트원 스포츠(또는 무브먼트)'가 되는데, 좀 웃기지 않나요? 게다가 3월 1일 하루만 일어난 사건이 아니라 수개월 또는 일년 내내 일어났던 독립항쟁이었죠. 그래서 저는 '기미독립항쟁' 정도가 어떨까 싶습니다.


또 일관성도 없죠. 3.1운동은 최초 시작일, 4.19는 마산3.15와 4.11을 거쳐 서울에서 터진 날이죠. 저는 '6월민주항쟁'처럼 4.19도 '3.4월민주혁명'이라 하면 어떨까 싶네요. 실제 권력을 붕괴시켰으니 혁명이라 불러도 되겠고요. 같은 맥락에서 저는 5.18도 빼고 그냥 '광주민주항쟁'이라 하면 좋겠습니다만,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지요.


아래는 오늘 발표된 성명서 전문입니다.


광주민주항쟁


[기자회견문] 2026년 4월27일


‘5.18 민주화운동’의 역사적 의미 비추어

‘518 광주민주항쟁’으로 정명(正名) 헌법전문 명기해야


40년 동안 한번도 손질하지 않은 헌법 아래서 살아가는 국민이라는 오명을 현 22대 국회가 씻을 수 있을지 자못 기대되는 개헌 정국이 펼쳐졌다. 국회와 정부 안에서 의견이 모아졌듯이 헌법을 정치권에서 합의 가능한 부분부터 순차적으로 고쳐 나가는 것을 적극 환영한다.


그러나 국회 개헌특위가 마련한 것으로 알려진 헌법전문 개정안은 국민주권과 민주헌정 수호의 역사에서 사실과 부합하지 않은 내용을 담고 있다. 즉 "부마민주항쟁 및 5.18 민주화운동의 민주이념"이라는 문안이 그것이다. ‘5.18 민주화운동’이라는 명칭은 1993년 5월 처음 입법된 '5.18민주화운동진상규명에 관한 특별법'이 연원이다. 당시는 오랜 군사정권이 막을 내린 직후였으며 5.18에 대해 온갖 폄하가 끊이지 않는 상황이었다. 국회 입법과정에서 법률의 명칭도 여야 간 정치협상의 산물로서 5.18의 역사적 사실과 의미에 부합하는 명칭으로 입법하기 어려운 여건이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이같은 시대적 한계 속에 정해진 미흡한 명칭이 그후 두개의 관련 법률 입법에서도 이어졌으며 5.18의 공식 명칭으로 정립된 것이다.


우리 80년해직언론인협의회는 1980년 5월 광주 민중들의 전두환 신군부 내란에 대한 항거를 국민에게 알리고 역사에 기록하기 위해 검열과 제작 거부 투쟁을 벌이다 강제해직 당한 언론인으로서 5.18 관련 단체들 및 민주진영과 함께 5.18 정신의 헌법전문 명기를 요구해 왔다.


5.18 광주, 시민군과 항쟁지도부 등 전형적 항쟁의 역사

민주헌정 수호와 국민주권 사수, 미래세대에 전수


무릇 민주화운동이란 오랜 시간에 걸쳐 지속적으로 완만하게 이어 온 노력을 뜻한다. 이는 광주에서 1980년 5월18일부터 27일까지 열흘동안 계엄군의 잔혹무도한 폭행과 발포에 대항한 시민, 학생, 기층민중의 격렬한 저항 행동에 비추어 매우 미흡한 명칭임을 면하기 어렵다. 더구나 항쟁지도부와 무기로 무장한 시민군까지 조직됐던 사실에 비추어 보더라도 그것은 전형적인 항쟁의 역사였음을 부인할 수 없다.


더구나 5.18 당시 광주는 헌정 수호 뿐만 아니라 국가 통치권의 공백 상태에서 내란집단에 항거해 국민의 정부선택권을 사수한 국민주권 수호 항쟁이었다. 학계나 언론에서 5.18에 대해 민주화운동보다도 민중항쟁이나 민주항쟁이란 명칭을 흔히 써온 이유다. 5.18 광주는 국민주권 수호 항쟁에서 일본에 빼앗긴 주권을 되찾으려 불굴의 투지로 항거했던 3.1독립투쟁과 동질적인 정신사적 연장선상에 있다. 민주헌정 수호에서는 불의의 장기 독재정권에 저항했던 4.19시민혁명과 동일한 맥락이다.


3.1독립투쟁과 4.19혁명의 역사적 연장선상에서 국민주권과 민주헌정을 수호하기 위해 몸 던져 싸운 5.18정신을 헌법전문에 명기함으로써 새 시대의 헌법을 완결짓게 될 것임을 우리는 믿어 의심치 않는다.


우리는 이같은 역사적 의미에 비추어 미흡한 '5.18 민주화운동'이란 명칭을 '5.18 광주민주항쟁'으로 정명(正名)하여 헌법전문에 명기할 것을 엄중히 요구하고자 한다. 5.18정신을 헌법전문에 명기함으로써 그 역사적 의미에 부응하는 한편 미래세대에게 전수하여 지속가능한 국가공동체 발전의 밑돌을 견고히 하는 것이다. 상위법인 헌법전문에 명기함으로써 다른 관련법들도 당연히 정명하게 될 것이다.


덧붙여 우리는 6.3 지방선거와 동시에 치러지는 개헌 국민투표가 민주당의 선거전략이라며 반대 당론을 정한 국민의힘당 지도부가 국민적 이익을 정파적 관점에 예속시킨 점에 대해 재고하기를 강력히 권고한다. 개헌 국민투표를 별도로 시행하는 경우에 비해 2000억원 이상의 예산 절감이 이루어지며 행정 부담을 줄이면서 투표율은 상승하는 국민 이익 위에서 국힘당이 당론 변경에 착수할 것을 촉구하고자 한다.


2026년 4월27일


80년해직언론인협의회, 5.18공로자회, 5.18부상자회,

5.18유족회, (사)5.18서울기념사업회, 전국시국회의,

언론시국회의, 시민언론 민들레, 자유언론실천재단,

민주언론시민연합, 언론개혁시민연대, 새언론포럼,

유신청산민주연대, (사)71동지회


#역사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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