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태인 Nov 26. 2019

상(賞)을 주겠다며 나에게 공적설명서를 작성해달라니

그런 낯뜨거운 일을 어떻게 하나, 안 받고 말지...

모 단체에서 나에게 지역사회에서 꽤 권위있는 상(賞)을 주겠다는 연락이 왔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나를 그 상 수상자로 추천하겠다는 말이었다. 나는 그런 자격이 안 된다고 사양했으나 이사회에서 그렇게 결정되었다면서 이메일로 몇 가지만 작성해달라고 했다. 매일을 받았는데 여러 가지 서식 중 '공적 설명서'도 있었다. 내가 스스로 나의 공적을 서술해야 하는 것이었다. 그걸 확인한 후, 나는 그 상을 사양했다. 그게 1년 전 일이었다.


그런데 얼마 전 그 단체의 실무자로부터 또 전화를 받았다. "축하합니다. 이번에 000***상 수상자로 추천되셨습니다. 간단한 양식을 보내드리니 작성해 보내주시면 됩니다."

이게 뭔가 싶었다. 작년에 사양했는데도 나에게 꼭 그 상을 주고 싶었나?


메일을 열어보니 작년과 똑 같은 '공적 설명서'를 내가 작성해야 하는 항목이 있었다. 또다시 "사양하겠다"는 메일을 보내려는 찰라! 그 단체 대표에게서 전화가 왔다.


"아, 정말 죄송합니다. 실무자가 작년 회의록 파일을 잘못 보고 착오로 전화를 드렸습니다. 실수였습니다. 정말 죄송한데 이해해주시길...."


나름 전통 깊은 상인데, 그동안 수상자들이 다들 그렇게 해서 받았나 생각하니 씁쓸한 기분이 들었다. 


세상에 이런 일도 있다는 걸 기록으로 남긴다.

매거진의 이전글 임플란트 수술할 때 얼마나 아플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