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Maruchi Jan 13. 2023

메어 오브 이스트타운, 매력적인 콘텐츠!

케이트 윈슬렛의 재발견 + 문화적 호기심 일깨워주는 수작

이스트타운의 여성 형사 메어가 주인공인 수사물(혹은, 추리 서스펜스물)이다.

(19세 이상 시청가) HBO 콘텐츠로, 웨이브에서 볼 수 있다. 7부작.


에미상 16개문 후보에 올랐고 트로피 4개를 얻었다. 주인공 케이트 윈슬렛은 에미상에 이어 골든글로브까지 여우주연상을 들어올렸다. HBO Max에서 최다 시청 기록도 갈아치웠고, IMDb 평점 8.5점 등 평단과 대중 점수 모두 좋다. 2021년 HBO의 대표작으로 손꼽힌다.  


유명세는 높지만 사실 큰 기대감을 갖지 않고 열었다가, 이틀만에 7부작을 정주행 완료했다.


개인적으로, 이 콘텐츠에서 3가지 정도의 색다른 즐거움이랄까 강점을 느꼈다.


1. 의외의 몰입감 - 이런 수사물도 가능하구나

조그만 한동네에서 몇십년을 함께 살아온, 

그래서 서로가 서로를 잘 아는 환경에서 범죄가 발생하면,

용의자와 피해자 사이는 물론 형사까지 모두가 얽혀들어가는 상황이 되는구나, 싶었다.


그래서, 기존의 수사드라마와는 여러모로 색다른 결의 콘텐츠가 탄생했다.
스며들듯 자연스레 이스트타운에 들어서서 인물들의 시선을 따라가면서 추리에 빠져들었다. 신선했다.  



2. 캐릭터 구성의 완결성 

서스펜스 드라마이고 실제 반전의 극적 전개도 제법 있고 한데, 중간중간 그걸 잊고 마치 다큐 보듯 빨려들어가게 된다. 실제 그 동네에 살고 있는 인물들의 생생함이 묻어나서 그런 게 아닐까 생각들었다.


특히 두 여성 캐릭터, 주인공 메어(케이트 윈슬렛)와 단짝친구 로리(줄리안 니콜슨)의 묘한 캐릭터가 살아 움직이면서 쫄깃한 재미를 주었다. 메어가 데이트를 위해 잠시 화장했을 때 빼고, 둘 다 줄곧 거의 민낯으로 나온다. 그저 친한 친구로서의 설정으로만 생각했다가, 후반부에서 극적으로 두 캐릭터가 강하게 겹쳐지는 대목은 압권이었다. 속마음마저 있는 날 것 그대로 보여주는, 연기라고 느껴지지 않을만큼 생생한 캐릭터였다.



3. 익숙함의 발견과 새로운 궁금증

문화적 차이와 동질감, 계속 질문이 꼬리물고 생겨나서 좋았다. 

일례로 다양한 연애의 관점들이 흥미로웠다. 이혼한 부부가 아이들 양육을 놓고 대화하고 부딪치는 정도는 그러려니 했다. 그런데  새로운 배우자를 만나 연애하고 결혼하고 그걸 축하하는 분위기라든지, 노인 부부가 아내 죽은 뒤 손님 치르는 자리에서 외도 사실을 밝히는 장면 등은 극적 장치로 맛을 더했을 수도 있지만, 그냥 그런 현실 풍경처럼 자연스러웠다. 사실 2년 정도 미국에서 살아봤지만, 쉽게 접할 수 없는 문화적 차이가 드러나는 대목 중의 하나였다. 


문득 떠오르는 에피소드. 몇년 전 사회학을 전공하는 어떤 교수님과 대화 중에, "한국에서 가장 글로벌화가 진전된 곳이 어딘지 아는가. 바로 농촌!"이란 말씀을 들었던 기억이다. 베트남과 캄보디아에서 시집 온 며느리와 가정을 꾸려가며 대화하는 시어머니를 생각해보면,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다문화가정의 자녀들이 모인 시골 학교의 풍경도 마찬가지. 문화적 차이에 대해 일치감치 공부하고 서로 적응해 나가며 현실 근육을 키우고 있다는 이야기였다. 

어떤 공동체가 '함께 살아가는 방식'을 만들고 지켜가는 차원에서, 새삼 내 주변의 공동체 문화와 비교하며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하는 좋은 자극이었다. 


제작사 윕(Wiip)은 2021년 JTBC스튜디오가 인수한 곳(news link)이란 걸 뒤늦게 떠올렸다. 국내 스튜디오가 미국 시장 개척을 위해 인수한 곳에서 이렇게 성공적인 작품을 만들고 있는, 그 풍경 자체가 흐뭇한 일이다.




작가의 이전글 2023년 LifeStyle 트렌드 7가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