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Maruchi Oct 29. 2023

'늘 종처럼 맑은 사회' - 타종 체험

강하도 전등사 템플스테이 후기


"요즘처럼 사회가 어수선할 때면 스승님께서 자주 말씀하시던 '늘 종소리처럼 맑은 사회'란 어구가 절로 떠오릅니다."


최근 1박2일로 템플스테이를 다녀왔다.


강화도 전등사(傳燈寺).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절이라고 한다.

서기 381년, 고구려 소수림왕 시절 창건됐다.


조선왕조실록을 보관하는 사찰이었다.



저녁 무렵의 타종 참여가 무척 인상 깊었다.


범종을 친 후, 두 팔을 넓게 펴고 

종을 끌어안고 이마를 갖다 댔다.

웅장한 소리가 몸 속으로 들어와 

전신을 뒤흔들었다. 무척 떨렸다. 


모두 털어내고 초심으로 돌아간 듯 했다.


[사물 이야기]


절에는 사물(四物)이 있다.

커다란 종이 걸린 누각, 

범종루에 모여 있다.


범종과 법고, 목어, 운판이 그것이다.


1. 법고

처음 시작은 법고(法鼓)다. 

크고 둥근 북, 법고는 

울림을 통해 부처의 법을 널리 알리는 도구다.


중생들이 참다운 마음자리를 깨닫기를 발원하며,

마음 심(心)자를 그리며 두드린다고 한다.

2. 목어

그리고 나무로 만든 물고기, 목어(木魚)는 

용의 머리에 물고기 몸을 하고 있다.


가운데가 비어있고 

막대기 두개로 속을 때려 소리를 낸다.


목어의 눈과 입만 남긴 휴대용(?) 버전이 목탁이라 한다. 


3. 운판

구름 모양의 운판(雲板)은 

청동 재질 금속판으로 만들어 경쾌한 소리가 난다.


날짐승들을 향한 소리라고 한다.

(공양간에 운판을 달아 모일 시각 알리기도 했다는데, 비를 부르는 구름모양 운판이 불을 막아주는 뜻으로 풀이들을 한다)


4. 범종

범종 얘기가 나오면 흔히 에밀레종을 떠올린다. 

신라인들이 만든 '천년의 소리'.


1990년대 후반, 서울대 공대학장을 맡고 있던 

이장무교수를 취재하면서 범종 얘기를 들었던 기억이 있다.

(찾아보니 1997년으로 기사가 나온다. 그는 스승 염영하 교수와 함께 보신각종 등 다수를 제작하였다)


"요즘처럼 사회가 어수선할 때면 스승께서 자주 말씀하시던 '늘 종소리처럼 맑은 사회'란 어구가 절로 떠오릅니다." 

(이장무, 나형용, 이영배 교수 3인은 기계설계 진동측정 주물분야 전문가로 취재대상이었고 스승 염교수님을 회고하며 인터뷰했다.)


-----

마지막 타종 의식.

아침엔 28번, 저녁엔 33번을 친다.


내 차례에 두 번을 타종하였다.


이른바 고해(苦海)라는 세상에서 

깨움과 깨우침의 의미를 받은 체험이었다.


새삼, 되새김질해 본다.


오래된 은행나무.(최대 700년 수령 등 3 그루의 큰 은행나무가 있었다)
현대식으로 지은 법당, 무설전
정족사고 옆길. 전망 좋은 포토 스팟.
공양은 맛났다. 떡도 백설기 등 3가지나... 연잎차도 향긋. (커피도 제공해 주었으나 연잎차가 더 당겼다)
템플스테이 숙소


작가의 이전글 [후기] 미디어의 미래 2023 컨퍼런스 (2)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